정의선·젠슨 황, 미국서 AI 협력 방안 논의AI 팩토리부터 스마트 시티까지 비전 제시경쟁사 대비 속도 지체된 점은 우려 요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1년 사이 세 차례 회동하며 AI 협력 기반을 넓히는 한편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 확보를 통해 로봇 기술 내재화에도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찾아 황 CEO와 면담했다. 지난해 10월 첫 만남 이후 올해 6월 현대차그룹 본사 방문을 거쳐 이번이 세 번째 회동이다. 자동차·로봇·AI 컴퓨팅 분야에서 양사가 추진 중인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 협력하는 배경에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차량 자체의 성능 경쟁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진 가운데 자율주행과 로봇, AI 기반 생산 시스템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정 회장이 주목하는 분야는 '피지컬 AI'다. 디지털 공간에 머무는 AI를 현실 세계의 차량·로봇·공장에 적용해 실제 움직임과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엔비디아와 AI 컴퓨팅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플랫폼을 활용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스마트 제조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향후 로봇과 모빌리티 서비스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로봇 분야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핵심 축이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잔여 지분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며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를 확보할 예정이다. 2021년 인수 이후 축적해온 로봇 기술을 그룹 차원의 미래 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제조 현장 적용 가능성을 시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기술을 단순 판매 목적이 아니라 공장 자동화와 물류, 스마트시티 등 그룹 사업 전반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AI 제조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 생산 공정에 AI를 접목하고 제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AI 팩토리'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차량 생산 경험과 로봇 기술, AI 컴퓨팅 역량을 결합해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글로벌 경쟁은 이미 빨라지고 있다.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상용화를 추진하며 자동차 기업을 넘어 AI·로봇 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기술 확보를 넘어 실제 생산 현장 적용과 수익 모델 구축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완전 자회사화와 엔비디아 협력이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 전환 속도를 결정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제조 역량이라는 기존 강점에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혁신 생태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넘어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고 새로운 가치를 계속해서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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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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