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기 지역 차등···남부권 최대 10%·18원 인하
전국을 4대 광역권으로 나눠 지역별로 산업용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연내 도입된다. 이에 따라 원전·재생에너지 등 발전설비가 밀집한 남부권은 kWh당 최대 18원, 강원·충청 중부권은 최대 15원, 수도권 북부는 최대 10원 낮아진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공청회를 열어 '산업용 전기 요금 지역 차등제'의 설계안을 발표했다.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가 달라 발생하는 송전 손실과 비용 문제를 바로잡고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수요를 지방으로 분산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국내 발전설비는 비수도권에 집중된 반면 전력 수요는 수도권에 몰려 있어 수도권 수요의 약 40%를 비수도권에서 공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장거리 송전망 건설 비용 증가와 주민 갈등 문제가 지속됐다.
정부는 현행 전기요금에 '지역별 조정요금'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편한다. 대상은 지난해 기준 한전 전체 판매량의 51%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이다.
전국은 전력계통을 기준으로 수도권 남부·수도권 북부·중부권·남부권 등 4대 광역권으로 우선 구분되며 여기에 지방우대지수와 산업위기지역 등 균형성장 요소를 반영해 총 11개 지역으로 세분화된다. 단, 제주는 전력수급 특수성을 고려해 이번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역별 요금은 송전비용과 전력자급률, 균형성장 등 3개 요소를 종합해 산정한다. 수도권 남부는 현재와 같거나 kWh당 1원 안팎으로 조정되는 반면, 인천 등이 포함된 수도권 북부는 최대 약 10원 인하된다. 이어 강원과 충청 등이 속한 중부권은 최대 약 15원까지 인하된다. 특히 원전과 재생에너지 밀집 지역인 남부권의 경우 산업용 평균 판매단가(181.9원)의 약 10% 수준인 최대 18원까지 인하된다.
정부는 제도가 시행되면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 소비 분산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발전소 인근이나 비수도권 지역에 자리 잡은 기업들이 실질적인 에너지 비용 절감 혜택을 누리게 된다. 실제로 남부권의 경우 kWh당 최대 18원 인하 효과로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반도체, 이차전지, 데이터센터 등 첨단·제조업 기업들의 지방 이전과 신규 투자를 유인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자체별 형평성 논란도 우려된다. 국내 전력망은 전국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가 물리적으로 그 지역 안에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송배전망을 통해 전국의 수요처로 유동적으로 흐른다. 행정구역 경계를 기준으로 전력 자급률을 산정하다 보면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접한 기업이나 공장임에도 속한 지자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전기요금에 격차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전력의 재무 부담도 과제다. 정부는 지역별 요금제가 도입될 경우 연간 약 2조8000억원의 전기요금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사들이는 도매가격에도 지역별 차등을 두는 지역별 한계가격제(LMP)를 도입할 계획이다. 송전망이 혼잡한 수도권에서는 발전가격을 높이고, 전력 공급이 상대적으로 많은 비수도권에서는 낮추는 방식이다.
정부는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설계안을 확정하고 관련 근거 고시와 전기요금 약관 개정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밟아나갈 예정이다. 연내 시행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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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윤구 기자
hsguy919@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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