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하이닉스, '철의 공급망' 퍼즐 완성···'HBM 왕좌'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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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철의 공급망' 퍼즐 완성···'HBM 왕좌' 지킨다

등록 2026.08.27 17:12

강준혁

  기자

이천·청주서 만든 메모리 미국서 첨단 패키징빅테크와의 거리 좁혀 공동 개발 역량 강화미국 내 공급망 재편과 현지 생산 거점 확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어진다. 이천·청주에서 만든 메모리 제품을 미국으로 보내 현지에서 첨단 패키징한 뒤 고객사에 공급하는 구조다. 미국에 몰려 있는 엔비디아 등 빅테크 고객과의 거리를 좁혀 차세대 HBM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오후 11시(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첨단 반도체 패키징 팹 착공식을 연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SK그룹 주요 경영진과 인디애나주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인디애나 공장이 들어서면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공급망에도 변화가 생긴다. 국내 생산거점에서 만든 메모리를 미국으로 보내 현지에서 첨단 패키징을 마친 뒤 고객사에 공급하는 글로벌 분업 체계가 구축된다.

핵심은 HBM이다. HBM은 D램을 여러 장 쌓은 뒤 GPU와 연결하는 고난도 패키징 공정이 필수다. 특히 HBM4부터는 고객사별 요구에 맞춘 설계와 패키징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현지에 패키징 거점을 확보하면 고객사의 요구를 생산 과정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 패키징 공장을 짓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고객이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빅테크에 집중돼 있는 만큼 제품을 고객 시장 가까이에서 최종 완성하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인디애나 공장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첫 첨단 패키징 생산 거점이다. 단순한 생산시설을 넘어 차세대 HBM을 둘러싼 고객사와의 공동 개발 및 공급 협력을 강화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협력 관계를 감안하면 의미가 더 크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의 선제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HBM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에서 6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확보한 배경에도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인디애나 공장에서 생산될 차세대 HBM도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과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 HBM4와 HBM4E 등 차세대 제품으로 경쟁이 넘어갈수록 고객사와의 공동 개발 및 공급 대응 속도가 중요해지는 만큼 현지 패키징 거점의 전략적 가치도 커질 수 있다.

미국 내 생산 거점 확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고객은 미국 내 팹 건설을 원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한다면 이런 기회를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인디애나 외에도 미국 내 추가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의 현지화를 강조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전략은 결국 '만드는 곳'과 '파는 곳'을 가까이 붙이는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객이 원하는 곳에서 완성하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HBM 시장의 경쟁이 생산능력에서 수율과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 패키징 역량으로 확대될수록 미국 현지 거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인디애나 공장을 통해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과의 협력을 얼마나 강화하느냐가 삼성전자·마이크론과의 차세대 HBM 경쟁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 첨단 패키징 거점을 확보하면 고객사의 요구를 생산 과정에 빠르게 반영하고 공동 개발에도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HBM4 이후 고객 맞춤형 메모리 경쟁이 본격화할수록 미국 생산 거점의 전략적 가치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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