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두고 대표이사 선임 절차 진행글로벌 전략과 국내 사업 리더십 경쟁이 화두각자대표·공동대표 등 다양한 체제 거론돼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차기 수장 인선을 놓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경영인 '연임 1회(최대 6년)' 원칙에 따라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경영진 교체가 필연적인 가운데, 유한양행의 차기 리더십 구도는 3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차기 대표이사를 내정하기 위해 다음달께 임시 이사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한양행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는 주주총회 약 6개월 전까지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하고, 승계 준비를 위해 확정된 후보자를 총괄부사장 등으로 임명해야 한다. 통상 매년 3월 정기주주총회가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 중에는 대표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차기 대표 후보로는 김열홍 연구개발(R&D) 총괄사장과 이병만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 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부사장)이 거론된다.
이병만 부사장과 유재천 부사장은 '정통 유한맨'으로 반세기 넘게 유한양행에서 이어져온 '공채 평사원 출신' 중심의 순혈주의 전통을 계승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이병만 부사장은 1986년 입사 이래 약품 영업, 홍보, 경영관리 등 핵심 보직을 거친 정통 관리통으로 전해진다. 조직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안정적인 재무·관리 역량을 갖춰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조직의 안정을 꾀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유재천 부사장은 1994년 입사 후 영업 현장 최전선에서 성장을 이끌어온 영업통이다. 회사의 주력 캐시카우인 국내 의약품 사업을 탄탄히 다지고 영업 현장 장악력을 바탕으로 견고한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2023년 영입된 김열홍 R&D 총괄사장도 차기 후보로 거론된다. 김 사장은 고려대 의대 교수와 아시아암학회 회장을 역임한 국내 최고 권위의 종양학 석학으로 이런 경험을 유한양행 R&D 전략에 활용했다.
김 사장은 유한양행에 합류한 직후 대규모 R&D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단일 'R&D 본부' 체제에서 김열홍 사장 직속 체제로 세분화하면서 중앙연구소, 임상의학본부, R&BD본부 3대 축으로 재편했다. 김 사장은 조직개편으로 연구개발(R&D)과 사업개발(BD, Business Development)을 연계해 글로벌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 오픈 이노베이션(외부 파이프라인 도입), 파이프라인 기획 및 사업화 전략을 총괄해왔다. '제2의 렉라자' 발굴과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기 위함이다.
김 사장이 대표직에 오른다면 R&D 중심의 체질 개선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혁신에는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1969년 이후 이어진 평사원 출신 내부 승진 전통을 깨고 외부 영입 인사를 단독 사령탑에 앉히는 데 따른 조직 내 정서적 부담을 넘는 것이 숙제로 꼽힌다.
일각에선 단일 대표 체제가 아닌 '각자·공동대표 체제'라는 절충안이 제기된다. R&D와 글로벌 사업은 김열홍 사장이 이끌고, 경영 관리 및 국내 사업은 이병만·유재천 부사장 중 한 명이 맡아 호흡을 맞추는 모델이다.
앞서 국내 주요 제약업계에서는 '영업·경영관리'와 'R&D·글로벌'을 분리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존재한다. 대웅제약이 이창재(국내영업)·박성수(글로벌·R&D) 각자대표 체제, 한미약품 우종수(경영관리)·권세창(신약R&D) 사장의 각자대표 체제 등이다. 한미약품의 경우 각자대표 체제에서 신약 기술수출과 국내 사업 성장을 동시에 견인한 바 있다. 유한양행 역시 과거 김윤섭·최상후 공동대표 체제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이 경우 현재 3년간 공석인 회장직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2024년 3월 회장·부회장직을 신설했지만 특정인의 사유화 논란과 함께 사내 반발이 맞물리면서 현재까지 공석 상태를 유지 중이다.
리더십 교체기에 맞춰 글로벌 R&D 전문성을 갖춘 김열홍 사장을 회장 또는 부회장으로 추대하고,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이병만·유재천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 일선을 총괄한다면 회장 공석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유한양행 관계자는 "임시 이사회 일정 관련해선 아직 전달받은 바가 없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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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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