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선제적 인사현장 데이터·프로세스 통합 실현현장 출신 CEO로 경영 혁신
DL건설이 현장 출신 안전 전문가인 하정민 최고안전책임자(CSO)를 새 수장으로 낙점하며 안전경영 강화에 힘을 싣는다. 하 신임 대표는 지난해 CSO에 선임된 지 1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데 이어 현장 안전관리직 출신이 대표이사에 오른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하정민 CSO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안전'이다. 영업이나 기획 등 전통적인 경영 라인이 아닌 안전관리 부문에서 20년 넘게 경력을 쌓은 인물을 최고경영자 자리에 앉혔다는 점에서 안전을 경영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DL건설 측은 이번 발탁이 학연이나 순환보직이 아닌 실력과 성과를 기준으로 한 인사였다고 설명했다.
하 신임 대표는 1974년생으로 신림고등학교를 나와 2003년 대림산업(現 DL이앤씨)에 현장 안전관리 직군으로 첫발을 디뎠다. 이후 건설안전기술사 자격을 취득하며 전문성을 다졌고 새만금과 도담-영천전철, 세종-안성고속도로 등 6곳의 주요 현장에서 안전관리 실무를 담당했다. 본사로 옮긴 뒤에는 2022년 안전교육운영팀장, 2023년 기술안전팀장, 2024년 안전보건팀장을 차례로 맡으며 안전 관련 핵심 조직을 두루 거쳤다.
이 같은 이력을 발판 삼아 2025년 8월 CSO 자리에 올랐고 1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르게 됐다. 대표이사 취임 후에도 CSO 직을 겸임하며 안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계속 맡을 예정이다.
하 대표의 대표적 성과로는 안전실행매뉴얼 시스템 구축이 꼽힌다. 그는 건설업계에서 발생한 사고 사례 약 2만2000건과 940개 공종별 위험요인·예방대책을 데이터로 정리해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이를 모바일로 연동해 현장 작업자와 관리자가 실시간으로 위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었다.
또 설계부터 시공, 품질, 계약에 이르는 프로젝트 전 과정의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안전 표준과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세웠다. 그동안 부서별로 흩어져 있던 안전관리 체계를 하나로 통합하고 위험성평가 방식을 고도화했으며 공정별 안전관리비 산정 기준도 새롭게 정비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안전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앉히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대형 건설사들은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진이 직접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에 따라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대부분이 CSO를 두고 있으며 부사장·사장급 임원이 CSO를 맡거나 대표이사가 CSO를 겸직하는 사례도 늘었다.
다만 하 대표처럼 현장 안전관리직으로 입사해 20년 가까이 안전 한 분야만 거쳐 단독 대표이사에 오른 경우는 드물다. 시공 능력이나 수주 실적 못지않게 안전관리 체계의 완성도가 기업 평판과 수주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면서 나타난 변화로 풀이된다.
정부의 안전 규제도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다. 2023년 7월부터는 안전관리자 선임 의무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현장까지 확대 적용됐고 공사 규모가 커질수록 선임해야 하는 안전관리자 수도 늘어나는 구조다. 이 같은 규제 환경에서 현장 경험과 데이터 기반 위험관리 노하우를 겸비한 하 대표의 선임은 DL건설이 강화되는 안전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안전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겠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DL건설 관계자는 "안전 전문성 역량이 검증된 적임자를 선임했다"며 "이를 통해 현장 중심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안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DL건설은 대표이사 인사와 함께 임원 4명도 새롭게 선임했다. 신규 임원진은 1970년대 후반생 2명과 1980년대 초반생 2명으로, 모두 40대의 사내 출신 인재들이다. DL건설은 이들을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리더십 기반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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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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