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맥주 강자 오비, 소주 도전장···'찰랑'으로 시장 판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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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강자 오비, 소주 도전장···'찰랑'으로 시장 판 흔들까

등록 2026.09.01 10:30

김다혜

  기자

맥주 시장 축소에 소주로 사업 영역 확대제주소주 인수 2년 만에 국내 시장 진출소주 출고량도 3년째 감소···브랜드 안착 관건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오비맥주가 소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국내 맥주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줄어들면서 맥주 중심의 사업만으로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워지자 소주까지 판매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다만 새로 진출하는 소주 시장 역시 소비 감소가 이어지고 있어 신규 브랜드를 안착시키기까지 적지 않은 부담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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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오비맥주가 국내 소주 시장에 본격 진출

제로 슈거 소주 '찰랑'을 이달 말 출시

맥주 시장 성장 한계로 사업 다각화 추진

숫자 읽기

국내 맥주 출고량 2022년 169만7823㎘→2023년 168만7101㎘→2024년 163만7210㎘→지난해 151만8931㎘, 3년 만에 10.5% 감소

국내 소주 출고량 2022년 86만6445㎘→2023년 84만9127㎘→2024년 82만451㎘→지난해 79만7523㎘, 3년 만에 약 8% 감소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등 주요 경쟁사들도 맥주·소주 매출 감소세

배경은

오비맥주는 2024년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 인수

인수 후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중심으로 소주 사업 확대

국내 소주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

기존 카스 영업망으로 초기 판매처는 수도권·제주 식당과 주점

주목해야 할 것

찰랑은 15도 저도주·제로 슈거 제품으로 출시

기존 업체들도 저도주·제로 슈거 등 트렌드 반영 제품 확대

판매망 강점 있지만 브랜드 안착까지 마케팅 비용 부담 예상

소주 시장 자체가 축소세로 신규 브랜드 성장 쉽지 않은 환경

향후 전망

오비맥주가 찰랑을 통해 소주 시장에서 반복 구매층 확보가 관건

맥주 시장 축소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시험대

기존 브랜드와 제한된 수요 내 경쟁 불가피

소비 트렌드 변화와 꾸준한 소비자 확보가 성공 여부 좌우

1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달 말 제로 슈거 소주 '찰랑'을 출시하고 국내 소주 시장에 진출한다. 지난 2024년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한 지 약 2년 만이다. 오비맥주가 국내에서 자체 소주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찰랑은 알코올 도수 15도로 제주 동부 지역 화산암반수를 사용하고 용암해수소금을 더한 제품이다. 오비맥주 제주공장에서 전량 생산할 예정이다. 출시 초기에는 서울 등 수도권과 제주 지역 식당과 주점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시장 반응에 따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오비맥주가 소주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배경에는 국내 맥주 시장의 성장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카스를 앞세워 시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체 맥주 소비가 줄면서 기존 사업만으로 외형을 계속 확대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맥주 출고량은 2022년 169만7823㎘에서 2023년 168만7101㎘, 2024년 163만7210㎘, 지난해 151만8931㎘로 3년 연속 감소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10.5% 줄었다.

맥주 시장 축소는 경쟁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맥주 매출은 3364억원으로 전년 동기 3820억원 대비 11.9% 감소했다. 2024년 상반기 3989억원에서 지난해 3820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까지 감소세가 이어졌다.

롯데칠성도 맥주 사업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맥주 매출은 1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5% 감소했다. 2분기에도 맥주 매출은 97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30.8% 줄었다.

맥주 시장의 성장 여력이 줄어들면서 오비맥주도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주력인 맥주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다른 주종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찰랑' 국내 출사표···소주 시장은 3년째 내리막


소주 사업 확대의 기반은 2024년 인수한 제주소주다. 오비맥주는 당시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처음으로 소주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다만 인수 직후 국내 소주 시장에 뛰어들지는 않았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국내 소주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내수보다 해외 시장에 무게를 뒀다.

제주소주는 신세계그룹이 국내 소주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ODM) 방식의 수출 사업을 이어왔다. 오비맥주도 인수 이후 기존 생산 기반을 활용해 해외에서 소주 사업을 확대했다.

오비맥주는 자체 소주 브랜드 '건배짠'을 선보여 동남아시아 시장에 수출했고 미국 시장에는 '찰랑'이라는 이름의 소주를 내놓았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하는 찰랑은 미국 판매 제품과 이름은 같지만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춰 맛과 도수 등을 새롭게 개발했다.

문제는 맥주 시장의 성장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뛰어드는 소주 시장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 소주 출고량은 2022년 86만6445㎘에서 2023년 84만9127㎘, 2024년 82만451㎘, 지난해 79만7523㎘로 3년 연속 감소했다. 3년 동안 약 8% 줄었고 지난해에는 80만㎘ 아래까지 내려왔다.

기존 업체들의 소주 실적도 정체된 상황이다. 시장 1위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소주 매출은 7637억원으로 전년 동기 7721억원 대비 1.1% 감소했다. 2024년 상반기 7760억원에서 지난해 7721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감소했다.

롯데칠성의 연간 소주 매출도 2024년 4285억원에서 지난해 4204억원으로 1.9%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는 판매가 반등했지만 2분기 소주 매출은 914억원으로 전년 동기 896억원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축소에 기존 업체들도 제품을 손보며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6월 참이슬 알코올 도수를 15.7도로 낮췄고 '올 뉴 진로'를 선보였다. 롯데칠성은 2022년 제로 슈거 소주 새로를 출시한 이후 새로 살구와 새로 다래, 올해 5월 새로 오미자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며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오비맥주의 찰랑 역시 15도의 저도주이자 제로 슈거 제품으로 출시된다. 기존 업체들이 저도주와 제로 슈거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수요를 새로 만들기보다 비슷한 소비층을 놓고 경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전체 소주 소비가 줄어드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신규 브랜드가 증가하는 수요를 흡수할 수 있지만 시장 자체가 축소되면 기존 브랜드가 확보한 소비자를 가져와야 판매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푸른밤'도 못 넘은 소주 시장···오비는 다를까


오비맥주의 강점은 기존 주류 영업망이다. 국내 맥주 시장 1위 카스를 통해 전국 식당과 주점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신규 사업자가 처음부터 유흥시장 판매망을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찰랑의 초기 판매처를 대형마트와 편의점보다 수도권과 제주 지역 식당과 주점으로 잡은 것도 이런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존 카스 거래처를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면 초기 입점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판매망을 확보하는 것과 신규 소주 브랜드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오비맥주가 인수한 제주소주 역시 과거 대형 유통망을 등에 업고 국내 시장을 공략했지만 실패한 경험이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 제주소주를 인수한 뒤 이듬해 자체 소주 브랜드 '푸른밤'을 출시했다. 이마트와 이마트24 등 그룹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었고 광고와 판촉에도 나섰지만 시장에 자리 잡지 못했다.

푸른밤 출시 이후에도 제주소주의 손실은 이어졌다. 신세계그룹은 제주소주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며 사업을 이어갔지만 결국 2021년 국내 소주 사업을 중단했다. 이후 제주소주는 국내 자체 브랜드보다 동남아시아 수출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돌렸다.

대형 유통기업이 보유한 판매망과 자금력만으로는 기존 소주 브랜드의 벽을 넘지 못한 셈이다. 소주는 식당과 주점에서 기존에 마시던 제품을 반복적으로 주문하는 소비 특성이 강해 신규 브랜드가 단기간에 수요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신규 브랜드를 알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케팅 비용도 부담이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진로, 롯데칠성의 처음처럼과 새로 등 기존 제품이 높은 인지도를 확보한 상황에서 찰랑이 소비자의 선택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광고와 판촉, 프로모션 등에 지속적인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판매 초기에는 마케팅 비용이 먼저 발생하는 반면 판매량이 충분한 수준까지 올라오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찰랑의 국내 판매가 늘더라도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투입하는 비용이 커질 경우 단기간에 오비맥주의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다만 오비맥주는 과거 신세계와 다른 강점도 갖고 있다. 신세계가 이마트 등 소매 유통망을 보유했던 것과 달리 오비맥주는 카스를 통해 식당과 주점 등 주류 소비 현장에 직접적인 영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소주와 맥주를 함께 주문하는 유흥시장에서는 카스와 찰랑을 동시에 판매할 수 있다는 점도 차이다.

결국 관건은 이 같은 영업 경쟁력이 찰랑의 반복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기존 거래처를 활용해 초기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과 소비자가 기존 소주 대신 찰랑을 찾게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비맥주 입장에서는 찰랑의 성과가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맥주 시장이 3년 연속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1위 지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인 외형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 맥주뿐 아니라 소주까지 제품군을 넓혀 국내외에서 판매 기반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선택한 소주 시장 역시 출고량이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기존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을 선점한 데다, 저도주와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규 브랜드 육성을 위한 마케팅 비용까지 고려하면 소주 사업이 곧바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는 오랫동안 마시던 브랜드를 계속 찾는 소비자가 많아 신규 브랜드가 단기간에 시장에 자리 잡기 쉽지 않은 주종"이라며 "최근에는 전체 소비까지 줄고 있어 새로운 브랜드가 시장에 들어오면 기존 업체들과 한정된 수요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저도주와 제로 슈거 등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새로운 제품이 파고들 수 있는 여지는 있다"며 "초기에 호기심으로 한두 번 구매하는 것을 넘어 꾸준히 찾는 소비자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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