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달러화예금 1089.2억 달러 통계 작성 후 최대···기업 저점 매수 몰려외은지점 예금 석 달 새 47.6% 폭증···파생 강점 바탕으로 예금 영토 확장수출대금 유입 및 증권사 외화채 발행 호조···환전 시점 미루는 기업 늘어
국내 외환시장이 '24시간 무제한 거래' 체제로 전격 전환된 첫 달인 지난 7월, 거주자 달러화예금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특히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의 외화예금은 한 달 만에 26% 넘게 폭증하며 전체 외화예금 중 비중 20%를 단숨에 넘어섰다. 국내은행에도 외화 자금이 대거 들어왔으나, 증가 속도 면에서는 역외 거래 및 파생상품에 강점을 지닌 외은지점이 국내은행을 2.5배 뛰어넘는 압도적인 세를 과시했다.
1일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6년 7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7월 말 달러화예금 잔액은 1089억2000만달러로 전월보다 111억2000만달러 늘었다. 달러화예금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전체 거주자외화예금에서 차지한 비중은 84.9%였다.
전체 거주자외화예금 잔액도 1283억4000만달러로 전월보다 150억1000만달러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월간 증가액은 지난해 12월 158억8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다.
7월은 국내 외환시장이 24시간 거래를 시작한 첫 달이기도 하다. 국내 원·달러 시장은 지난 7월 6일부터 기존 평일 오전 9시~다음 날 오전 2시 거래에서 평일 24시간 체제로 전환됐다. 외국 금융기관과 해외 투자자의 원화 거래 접근성을 높여 역외 거래를 국내 시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조치다.
시행 첫 달 외화예금에서는 외은지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7월 말 국내은행 외화예금 잔액은 1023억9000만달러로 한 달 새 96억1000만달러 늘었다. 외은지점 잔액은 259억5000만달러로 54억달러 증가했다.
증가율은 반대였다. 국내은행 잔액이 10.4% 늘어나는 동안 외은지점은 26.3% 증가했다. 외은지점 증가율이 국내은행의 약 2.5배에 달한 셈이다. 전체 외화예금에서 외은지점이 차지하는 비중도 6월 말 18.1%에서 7월 말 20.2%로 한 달 만에 2.1%포인트(p) 높아졌다.
흐름을 석 달로 넓히면 변화가 더 뚜렷하다. 외은지점 잔액은 4월 말 175억8000만달러에서 7월 말 259억5000만달러로 4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은행 잔액은 931억달러에서 1023억9000만달러로 10.0% 늘었다. 외은지점 비중은 15.9%에서 20.2%로 4.3%p 확대됐다.
외은지점은 외환거래, 특히 파생상품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2분기 일평균 외환거래액과 외환파생상품에서 외은지점 비중은 각각 54.3%, 61.4%였다. 반면 현물환은 국내은행이 54.5%로 앞섰다. 예금과 거래액은 직접 비교할 수 없지만 거래에 강한 외은지점이 예금에서도 비중을 넓혔다는 점은 주목된다.
외화예금 급증은 개인 환테크보다 기업과 금융기관 관련 자금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기업예금은 한 달 새 135억7000만달러 늘어난 반면 개인예금 증가액은 14억4000만달러였다. 전체 증가액의 90.4%가 기업예금이었다. 달러화만 봐도 전체 증가액 111억2000만달러 가운데 기업예금 증가분이 101억1000만달러로 90.9%를 차지했다.
한은은 달러화예금 증가 배경에 대해 "대기업의 경상대금 수취, 증권사의 외화채권 발행자금과 고객예탁금 유입, 환율 하락에 따른 선취매 등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1549.4원에서 7월 말 1424.0원으로 125.4원 하락했다. 달러가 필요한 기업이 결제를 앞두고 미리 달러를 확보하거나 유입된 달러의 원화 환전을 늦출 유인이 커진 시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수치는 24시간 외환시장 시행 이후 외은지점 예금 비중을 보여주는 첫 월간 지표"라며 "비중 상승이 구조적 변화인지는 8월 외화예금과 3분기 외환거래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자금의 잔류 여부와 외은지점 거래 비중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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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moonsj7092@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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