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그룹, 금융당국 주식취득 승인 신청 자진 철회기업대출 70%·부동산 연체율 30%···조율 장기화처분 예정일 9월21일로 재연장···양사, 재협의 착수
KBI그룹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가 당초 일정보다 또다시 뒤로 밀렸다. KBI그룹이 금융당국에 냈던 주식취득 승인 신청을 전격 철회하고 상상인그룹과 인수 조건 재협의에 착수하면서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고연체율과 부동산 대출 부실 여파로, 매매대금 1107억원 외에 인수 후 대규모 자본확충이 불가피해지면서 세부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조율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상인그룹은 전날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처분 예정일을 기존 8월31일에서 다음달 21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KBI그룹은 지난해 10월 상상인그룹이 보유한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1%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매대금은 1107억원으로 계약금 110억7000만원과 잔금 996억3000만원으로 구성됐다.
당초 거래종결일은 올해 3월 말이었지만 금융위원회의 주식취득 승인 절차가 지연되면서 4월 말로 한 차례 연기됐다. 이후 다시 8월 말로 미뤄졌으나 이번에 다음달 21일로 재차 연장됐다.
이번 일정 변경에는 상상인저축은행의 건전성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KBI그룹은 최근 금융당국에 제출했던 상상인저축은행 주식취득 승인 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이후 필요한 자본확충 규모와 방식 등 세부 조건을 상상인그룹과 다시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업계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연체율은 14.23%,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8.51%로 지난해 같은 기간 각각 21.24%, 27.16%보다 낮아졌다. 다만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업계 평균인 연체율 6.26%, 고정이하여신비율 8.16%와 비교하면 각각 3배,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실적도 악화됐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83억945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7억6540만원보다 46.8% 감소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40억5971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45억2301만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기업금융 비중이 높은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 위험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기업자금대출은 1조180억원으로 전체 대출금의 70.42%를 차지했다. 가계자금대출은 3063억원(21.19%), 공공 및 기타자금 대출은 1213억원(8.39%)이었다.
부동산 관련 대출의 건전성은 더욱 취약하다. 올해 상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액은 284억원으로 연체율이 37.97%에 달했다.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도 38.64%로 높았으며 건설업 연체율은 4.54%를 기록했다. 부동산PF와 부동산업, 건설업을 합친 연체율은 30.83%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KBI그룹 입장에서는 기존 매매대금 1107억원뿐 아니라 인수 이후 상상인저축은행의 건전성 개선을 위해 투입해야 할 자본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제 금융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도 인수 이후 대규모 유상증자가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BI그룹은 인수 자체를 중단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SPA 체결 이후 주식취득 승인을 받기 위해 관련 법령을 준수하며 절차를 진행해왔고 감독당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제기된 인수 이후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동의하는 등 인수 의지를 보여왔다는 설명이다.
KBI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사업 다각화가 있다. 제조업과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금융업을 추가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그룹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KBI그룹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현재 그룹 사업이 B2B와 제조업에 편중돼 있는 만큼 금융업을 통해 수익원을 확보하고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를 넓히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원활한 인수 절차 진행을 위해 상상인그룹과 계약기간 연장 및 세부 조건을 재협의하고 인수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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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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