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발행어음 9년 숙원 푸는 삼성증권···16조 조달여력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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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9년 숙원 푸는 삼성증권···16조 조달여력 어디로

등록 2026.09.02 13:54

박경보

  기자

기관경고 확정에 불확실성 해소···이르면 이달 결론자본총계 8조1566억원···반년 새 5121억원 증가모험자본 의무 확대···투자처 확보·건전성 관건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삼성증권이 9년간 숙원으로 남아 있던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어서면서 최대 16조원대의 발행 여력을 확보했지만 실제 조달 규모와 자금 운용처는 인가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모험자본 공급 의무가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수익성 있는 투자처 확보와 자본적정성·유동성 관리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 여부는 이르면 이달 중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31일 삼성증권의 거점점포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제재 수위를 기관경고로 확정했다. 기관경고는 단기금융업 인가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발행어음 인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걷혔다.

삼성증권과 발행어음의 인연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됐지만 발행어음 사업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다시 인가를 신청했으나 거점점포 관련 제재 절차가 이어지면서 심사가 중단됐다.

이번에 문턱을 넘으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에 이어 8번째 발행어음 사업자가 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기존 7개 종투사의 올해 1분기 발행어음 조달액은 54조4274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3조1433억원(6.1%)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50조원을 넘어선 발행어음 시장에 9년 만에 합류하게 되는 셈이다.

16조원은 '최대치'···선발주자 첫 판매 수천억원대


발행어음 인가 절차가 진행되는 사이 삼성증권의 자본도 늘었다. 6월 말 별도 기준 자본총계는 8조1566억원으로 지난해 말 7조6445억원보다 5121억원(6.7%) 증가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 이내에서 발행할 수 있어 6월 말 자본총계를 단순 적용하면 최대 발행 여력은 약 16조3000억원이다.

삼성증권은 단기자금 조달 여력도 키웠다. 지난 3월 이사회에서 기업어음(CP) 발행한도를 기존 3조원에서 5조원으로 2조원 확대했다. 발행어음 인가까지 받으면 CP와 회사채에 이어 자체 신용을 활용한 자금조달 수단이 하나 더 늘어난다.

다만 최대 16조3000억원의 발행 여력을 처음부터 모두 활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기존 사업자들도 인가 이후 수천억원 규모로 첫 판매에 나선 뒤 발행액을 늘렸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첫 상품 출시 이틀 만에 5000억원을 모집하고 연내 1조원 조달을 목표로 잡았다. KB증권은 2019년 1회차에 원화 5000억원과 외화 500억원 등 총 5500억원을 발행하고 연간 2조원대를 목표로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1년 3000억원 규모로 첫 판매를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은 2018년 인가 당시 업무 개시 후 3개월 내 1조원, 연말까지 1조5000억원 판매를 목표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아직 인가 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초기 발행 규모와 연내 목표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모험자본 의무 커진다···투자처·건전성 관리 과제


발행어음 사업자는 발행어음 운용자산의 50% 이상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으로 운용해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종투사 전체 운용자산에서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조달액의 10%에 상응하는 모험자본을 공급해야 한다. 모험자본 공급 의무비율은 2027년 20%, 2028년 25%로 높아진다.

부동산 관련 자산에 쓸 수 있는 자금은 줄어든다. 발행어음 운용자산 가운데 부동산 관련 자산 한도는 올해 15%이며 내년부터 10%로 낮아진다. 삼성증권이 발행어음 발행액을 늘릴수록 기업금융에 투입해야 하는 금액도 함께 커진다는 얘기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WM)와 리테일 부문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발행어음 사업이 추가되면 조달한 자금을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기업금융 투자처를 확보해야 한다. 모험자본 공급 의무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만큼 기업대출과 투자 등 자금을 운용할 대상을 얼마나 확보하느냐도 실적을 가를 요인으로 꼽힌다.

조달 규모가 커지면 건전성 관리 부담도 뒤따른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투사의 3개월 유동성비율은 2017년 134%에서 2025년 115%로 19%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종투사로 지정되지 않은 일반 국내 증권사의 유동성비율 하락 폭은 4%p에 그쳤다. 삼성증권 역시 발행 규모를 늘리는 과정에서 수익성을 확보할 투자처를 찾는 동시에 자본적정성과 유동성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사업자들과 단순히 발행 규모를 경쟁하기보다 확보한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기업금융과 모험자본에서 양질의 투자처를 확보하면서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발행어음 사업 안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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