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호황에 위상 급상승···그룹 경영축 하이닉스 이동AI·반도체에 투자 집중···그룹 포트폴리오 재편 가속하이닉스 성장 발판···데이터센터·에너지까지 확장
SK그룹의 경영 역량이 SK하이닉스로 모이고 있다. 유정준 미주총괄 부회장, 서진우 중국총괄 부회장, 이형희 SK㈜ 부회장이 하이닉스에 합류한 데 이어 임원 약 250명을 1대1로 면담하며 조직과 사업 전반을 점검 중이다. AI·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온 SK그룹이 하이닉스를 핵심 축으로 경영 자원을 재배치하는 흐름으로 읽힌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유정준·서진우·이형희 부회장은 지난 15일 SK하이닉스에 합류했다. 세 부회장은 해외 사업과 주요 계열사 경영을 두루 거친 그룹 내 원로 경영진이다. 유 부회장은 미주 사업을, 서 부회장은 중국 사업을 총괄해 왔으며 이 부회장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수펙스추구협의회 등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다.
세 부회장은 실무 경영보다는 글로벌 사업과 중장기 전략에 대한 자문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글로벌 경험과 경륜을 갖춘 원로 경영진이 경영 전반에 조언하고 중장기 비전 수립을 측면 지원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인사의 무게는 이후 진행 중인 임원 면담에서 더욱 드러난다. 세 부회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곽노정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등을 제외한 임원 약 250명을 1대1로 만나고 있다. 사업 현황과 주요 과제, 글로벌 사업 확대 과정에서 필요한 개선 사항 등을 폭넓게 파악하는 자리다.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한 2012년 이후 이 정도 규모의 임원 면담이 이뤄지는 것은 14년 만이다. 인수 직후 최태원 회장이 임원들을 직접 만나 사업과 조직을 점검했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개인 평가보다는 사업 구조와 조직 전반을 들여다보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닉스의 그룹 내 위상 변화도 이번 움직임을 해석하는 배경이다. SK하이닉스는 HBM과 서버용 D램, 기업용 SSD(eSSD)를 앞세워 AI 메모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에는 4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HBM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사업 규모와 글로벌 투자가 커지면서 그룹 차원의 경영 지원 필요성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의 포트폴리오 재편 역시 하이닉스의 역할 확대와 맞물려 있다. SK그룹은 2024년부터 비핵심·중복 사업을 정리하며 확보한 재원을 AI·반도체 등 성장 분야에 집중해 왔다. 투자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한 하이닉스에 경영 역량이 더 배분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사업 확대도 이런 흐름과 연결된다. SK그룹은 반도체 생산기지 확충과 함께 최대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를 전담할 'SK하이퍼'를 설립하고 2030년까지 7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에너지 투자도 병행되고 있다.
SK그룹이 통신·반도체·에너지 솔루션·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풀스택 AI' 전략을 추진하는 만큼 하이닉스의 AI 메모리 경쟁력이 그룹의 사업 확장과 맞물리는 구조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대규모 임원 면담을 계기로 하이닉스에 대한 그룹 차원의 관여 방식과 내부 조직 개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세 부회장의 역할이 향후 글로벌 사업과 투자 전략까지 확대될지, 서울 일부 조직의 SK서린빌딩 이동 등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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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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