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성과급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7억원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수억원대 성과급이 모두 현금으로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양사 모두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을 확대하면서 직원들이 받는 성과급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회사 실적뿐 아니라 주가 흐름에 따라 실제 보상가치가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직원의 올해 예상 성과급은 1인당 평균 약 7억6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DS부문은 특별경영성과급과 연봉의 최대 50%를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을 별도로 받는다. 특별경영성과급은 사업성과를 재원으로 정해진 기준에 따라 부문과 사업부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387조7836억원을 사업성과에 적용하고 DS부문과 메모리사업부 인원을 기준으로 산출하면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예상 성과급은 약 7억6000만원으로 계산된다. 다만 이는 예상 실적을 바탕으로 한 단순 추산치로 실제 지급액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성과급이 7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264조9257억원의 10%를 PS 재원으로 적용하면 총 26조4926억원이다. 이를 상반기 기준 정규직 3만6042명으로 단순 환산하면 1인당 약 7억3500만원 수준의 재원이 나온다. 실제 지급액은 개인별 연봉과 평가 등에 따라 달라진다.
불과 몇 달 전보다 성과급 눈높이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 5월에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가 약 6억원, SK하이닉스가 7억원 초반대의 성과급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후 HBM4 공급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연간 실적 전망치가 높아지면서 예상 성과급 규모도 커졌다.
7억 성과급, 이번엔 주식으로···보상도 기업가치와 연동
하지만 이번 성과급 논의에서 주목할 대목은 지급 규모만이 아니다. 양사가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을 확대하면서 성과급과 기업가치의 연계가 한층 강해졌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가결된 임금·단체협약 수정안에 따라 PS의 50%를 현금, 나머지 50%를 주식으로 지급한다. 이 가운데 현금 50%와 주식 30%는 당해 지급하고 나머지 주식 20%는 1년 뒤와 2년 뒤 각각 10%씩 지급한다. 직원이 원하면 현금 지급분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해 주식 비중을 최대 100%까지 높일 수 있다.
평균 PS를 약 7억3000만원으로 가정하면 기본 지급 방식에서는 약 3억6500만원을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 약 3억6500만원을 주식으로 받는다. 주식 지급분 가운데 약 2억2000만원은 당해 지급되고 약 1억4600만원은 2년에 걸쳐 나눠 받는 구조다.
SK하이닉스는 주식 보상을 통해 구성원의 보상과 회사의 장기 기업가치를 연계한다는 취지다. 주가가 오르면 직원들도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보상 확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으로 받은 성과급의 가치도 낮아질 수 있다.
노사 협상 과정에서도 주식 보상 비중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SK하이닉스의 첫 잠정합의안은 PS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25표 차로 부결됐다. 이후 노사는 재협상을 거쳐 자사주 비중을 낮추고 현금 지급 비중을 50%로 높인 수정안을 마련했다.
7억대 성과급 받지만···주식분은 주가 따라 수천만원 '출렁'
삼성전자도 DS 특별경영성과급을 세금을 뗀 뒤 전액 삼성전자 자사주로 지급한다. 지급받은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처분할 수 있고 나머지 3분의 1씩은 각각 1년과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성과급의 명목상 금액과 실제 현금화할 수 있는 가치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자사주 지급분은 주식 수가 확정된 이후 주가가 움직이는 만큼 실제 보상가치도 변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현금화 시점의 가치는 당초 산정액보다 낮아질 수 있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가치가 커질 수 있다.
특히 일정 기간 매각이 제한되는 주식은 주가 변동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이미 확정된 실적에 대한 보상의 일부가 지급 이후 주가 흐름에 영향을 받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수정안에는 주식 매도가 가능한 첫날 주식 가치가 당초 PS 지급액보다 낮을 경우 회사가 차액을 보전하고 관련 세금도 부담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금 비중도 50%로 유지해 전체 성과급이 주가 변동에 노출되는 것을 막았다.
성과급 규모가 커질수록 지급 방식의 의미도 커지고 있다. 현금 중심 보상은 지급 시점에 가치가 확정되지만 자사주 보상은 기업가치 변화가 직원 보상에 직접 반영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성과급의 총액뿐 아니라 현금과 주식의 비중, 지급 시점과 매각 제한 조건 등이 직원들의 체감 보상을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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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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