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제니우스 카비, 7·9월 각국 법원에 손해배상·침해금지 소송 제기이탈리아·스페인선 삼성에피스 유럽법인 직접 피소···스위스선 다국적 침해 주장쟁점 제형 현지 판매 중단 상태···과거 판매분 배상 책임·구 제형 차단 놓고 공방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임랄디(성분명 아달리무맙)'를 둘러싼 유럽 내 제형 특허 분쟁이 독일을 넘어 유럽 전역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 소송에서는 현지 판매사인 바이오젠뿐만 아니라 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현지 법인까지 직접 피고로 이름을 올렸다.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젠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6년 3분기 분기보고서(Form 10-Q)를 통해 경쟁사 프레제니우스 카비(Fresenius Kabi)가 최근 유럽 3개국 법원에 임랄디 특허침해 소송을 잇달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직전 2분기 보고서에서는 남유럽 내 특허침해 주장 제기와 스위스 소송 예고 사실만 언급됐으나, 한 분기 만에 실제 본안 제소로 이어진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프레제니우스 카비는 지난 7월 이탈리아 밀라노법원 상사부와 스페인 바르셀로나법원 상사부에 각각 손해배상 및 침해금지 청구 소송을 냈다. 이탈리아 소송에서는 바이오젠 본사 및 미국·네덜란드·이탈리아 법인 등 계열사 4곳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 네덜란드 법인(Samsung Bioepis NL B.V.)이 공동 피고로 지정됐다. 같은 달 접수된 스페인 소송 역시 바이오젠 스페인 법인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네덜란드 법인을 직접 겨냥했다.
이어 지난 9월에는 스위스 연방특허법원에도 동일한 취지의 소장이 접수됐다. 스위스 소송의 피고는 바이오젠 스위스 법인(Biogen Switzerland AG)과 바이오젠 인터내셔널(Biogen International GmbH) 두 곳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법인은 피고 명단에서 빠졌다. 프레제니우스 카비는 스위스 재판부에 스위스 및 리히텐슈타인 내 특허 침해뿐만 아니라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각국 대응 특허에 대한 침해 책임과 손해배상까지 병합해 청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일련의 소송에서 쟁점이 된 권리는 프레제니우스 카비가 보유한 유럽특허 'EP 3 145 488(EP '488)'의 각국 대응 특허다. 오는 2035년 5월 만료 예정인 이 특허는 아달리무맙 고농도 액상 제형에서 완충제와 안정제 등 첨가제 조합을 규정한 제형 기술에 관한 권리다.
양측 갈등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휴미라'의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두고 경쟁사 간 견제가 맞물린 결과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하고 바이오젠이 유럽 유통·판매를 맡은 임랄디는 2018년 10월 유럽 시장에 출시돼 류마티스관절염, 건선, 크론병 등의 치료에 쓰이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프레제니우스 카비 역시 동일 성분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이다시오(Idacio)'의 유럽 허가권자로, 후발 바이오시밀러 간 제형 특허 장벽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장기화하는 모양새다.
앞서 진행된 독일 소송에서는 프레제니우스 카비가 한발 앞선 상태다. 지난해 5월 독일 뒤셀도르프 고등법원은 임랄디의 특정 제형이 EP '488의 독일 대응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하고, 침해금지 명령과 함께 프레제니우스 카비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했다. 이에 불복한 바이오젠은 독일 연방대법원(BGH)에 상고 허가 및 재검토를 요청하는 한편, 별도의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해 맞서고 있다. 독일 내 특허 유효성을 가릴 심리는 내년 2월 열릴 예정이다.
이번 소송전이 당장 임랄디의 유럽 현지 공급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바이오젠 측은 공시를 통해 기존 독일 소송은 물론 신규 제소된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및 리히텐슈타인 사건에서 문제 된 임랄디 제형 모두 현재 해당 국가에서 더 이상 상업화(판매)하지 않는 구(舊) 제형이라고 명시했다. 현재 유통 중인 개량 제형에 대한 판매금지 명령이 내려진 바 없는 만큼, 향후 법정 공방은 과거 구 제형 판매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 유무와 배상액 산정에 집중될 전망이다.
유럽 내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간 경쟁 심화 속에 임랄디의 외형은 다소 위축된 상태다. 바이오젠이 공개한 올해 3분기 임랄디 매출은 4200만달러(약 580억원)로 전년 동기(5260만달러) 대비 20.2% 줄었다. 올해 1~9월 누적 매출 역시 1억2940만달러에 머물며 전년 동기(1억4670만달러)보다 11.8% 감소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측은 "법적분쟁 건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젠은 지난 2022년 지분 관계를 정리한 이후에도 2013년 체결한 유럽 상업화 계약(2024년 7월 5년 연장 옵션 행사)에 따라 임랄디·베네팔리·플릭사비 등 바이오시밀러 3종의 유럽 사업 순손익을 50%씩 배분하고 있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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