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대제철, 美 전기로 투자 본격화···본업 회복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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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美 전기로 투자 본격화···본업 회복 관건

등록 2026.10.30 16:56

김제영

  기자

3분기 영업익 전년比 6.5%↓···수익 회복 지연미국 루이지애나에 58억달러 투입, 2029년 가동차입금 9.7조원으로 증가···전략투자 비중 74%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현대제철이 미국 전기로 일관제철소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지만 철강 업황 부진으로 본업의 수익성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북미 자동차강판 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지만 상업생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를 뒷받침할 국내 사업의 현금창출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8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2.8% 증가한 5조897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5%로 전년 동기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51% 증가하며 개선세를 보였다. 주요 제품의 판매가격 상승과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471억원보다 73.9% 감소했다. 연결 실적이 전 분기 대비 반등했지만 철강 본업의 수익성이 충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제품별 판매 여건도 녹록지 않다. 판재류와 봉형강은 건설 경기 침체와 수요 위축,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판매가 부진했다. 자동차강판 등 일부 고부가 제품이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건설을 비롯한 전방산업 전반의 수요 회복은 더딘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제철은 미국을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전기로 일관제철소 기공식을 열었다. 총투자 규모는 58억달러(약 8조원)로, 연간 270만톤 규모의 열연·냉연·도금강판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북미 자동차강판 시장을 공략하고 현지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생산 방식도 차별화한다. 전기로를 기반으로 직접환원철 생산부터 제강·압연까지 이어지는 일관 생산체계를 구축해 기존 고로 방식보다 탄소배출량을 약 70% 줄이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미국 내 다른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 기반을 확대해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다만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 제철소는 2028년 3분기 시운전을 거쳐 2029년 1분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설비 구축과 초기 가동에 상당한 자금이 투입되는 동안에는 기존 철강사업의 수익성과 현금창출력이 투자 여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실제 재무지표에서도 부담이 커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3분기 말 연결 기준 차입금은 9조7279억원으로 지난해 말 9조2619억원보다 4659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2조2983억원에서 2조4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은 6조9636억원에서 7조7231억원으로 늘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73.6%에서 올해 3분기 말 75.7%로 상승했다. 현대제철은 2022년 이후 차입금과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주력해왔지만, 올해 전략적 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재무 부담이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투자 규모도 작지 않다. 현대제철의 올해 3분기 누적 별도 기준 자본적지출(CAPEX)은 1조7374억원이다. 이 가운데 전략투자는 1조2863억원으로 전체의 약 74%를 차지했다. 유지보수 등에 투입된 4511억원과 비교하면 전략투자 규모가 약 2.9배에 달한다. 미래 사업을 위한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자금 배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관건은 미국 투자와 기존 철강사업의 수익성 회복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다. 미국 제철소가 상업생산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국내 사업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해 투자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현대제철은 4분기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원재료 가격도 하향 안정화하면서 수익성이 추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 등 전방산업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판매가격 인상만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결국 미국 생산거점이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기 전까지 기존 사업의 현금창출력을 얼마나 회복하느냐가 현대제철의 투자 전략을 뒷받침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대규모 해외 투자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철강사업의 수익성을 정상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기로 기반의 저탄소 저감 제품을 생산해 글로벌 저탄소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자 한다"며 "기존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초기 안정적인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첨단산업 등 고부가 산업으로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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