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회장은 새 정부로부터 ‘낙하산 인사’라며 퇴진 압박을 받아오다 4일 결국 퇴임했다. 그동안 정부는 금융지주와 금융공기업의 낙하산 인사로 거론된 CEO에 대해 퇴진 압박을 거론해온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그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강 회장의 사퇴에 이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퇴진 요구에 나섰다. 그동안 간접적으로 퇴진을 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최근처럼 직설적으로 요구한 적은 없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4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잘 알아서 판단하실 것”이라며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을 정 조준했다.
어윤대 회장은 올해 7월까지 임기가 남았다는 점에서 그동안 큰 압박을 받아오지는 않았다. 어 회장은 지난달 19일 ISS 보고서 사고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 임기는 7월이다”며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
정부쪽에서도 어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용퇴론’에는 어 회장을 크게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정부쪽이 그리고 있는 ‘그림’ 때문에 3개월여 남은 임기도 힘들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3월까지 1년 가까이 임기가 남았지만 직접 거론되면서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거취 문제를 묻는 질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굳게 입을 다물었다. 다만 지주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최대 과제였던 ‘우리금융그룹 민영화’가 올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영화 작업을 완료하고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두 금융지주 회장을 정조준 하면서 앞으로 금융계 수장들의 퇴진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 금융위원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필요하면 금융계 수장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그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 때문에 이미 금융계에서는 다음 대상자의 이름이 오를 내릴 정도다.
현재 정부의 직접적인 영향력이 미치는 금융공기업은 11곳, 금융회사는 4곳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산하 13개 금융 공공기관과 협회 기관장도 교체 대상이다. 입김이 작용하는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을 포함하면 스무 곳도 넘는다.
현재 금융지주사 회장과 금융공기업 사장의 임기는 대부분 내년까지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3월), 김용환 한국수출입은행장(2월),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8월), 김경동 증권예탁결제원 사장(8월),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9월),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10월), 서종대 주택금융공사(11월) 등이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사장은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7월)과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11월)이다. 이들은 이미 퇴진 압박을 받는 대상자로 꼽히고 있다.
작년 6월에 임명된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의 임기는 2015년 5월까지다. 임기가 워낙 많이 남아 있지만 퇴진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더 지배적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현재 정부 기조는 박근혜 대통령의 철학과 경제상황을 잘 이해하고 동조할 수 있는 사람을 강조하고 있는데 여기에 부합한지가 먼저”라며 “스스로 자진 사퇴하지 않는 이상 강제로 물러나게 할 생각은 없지만 정부가 생각하는 인사가 맞는지는 분명히 확인한다”고 밝혔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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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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