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현대상선·현대글로비스 등 3개 국적 선사는 오는 8월부터 유럽에서 국내로 오는 화물을 북극항로를 통해 실어 나르기로 최근 정부와 합의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에너지 관련 화물 등을 컨테이너선으로 운송하고 벌크 화물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는 조선 기자재 화물을 운송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화주가 정해지지 않은 관계로 정확한 화물 종류와 출항 날짜는 미정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들 선사로부터 운항 계획을 통보받은 뒤 오는 25일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동쪽 베링해협을 지나 북극해를 가로질러서 우리나라 동해로 이동하는 항로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서쪽의 무르만스크에서 동쪽의 베링 해협을 연결하는 북동항로와 캐나다 북부 해안을 따라 대서양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북서항로로 나뉜다.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항로 길이가 대폭 줄어들게 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출발해 부산으로 운송할 때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인도양을 거쳐 부산으로 오는 항로는 약 2만2000㎞에 달한다. 반면 북극항로를 이용할 경우 항로는 1만3000㎞로 줄어든다. 운송 기간도 기존 40일에서 30일로 열흘을 줄일 수 있다.
파나마 운하를 통과해 미국 동부해안으로 가는 항로도 북동항로를 이용하면 항해 시간이 30% 정도 단축된다.
그러나 해운업계 내에서는 북극항로의 활용 문제를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해운업계의 근본적 불안요소 해소 작업보다 보여주기식 정책 추진이 선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북극항로 운항 추진을 윤진숙 해수부 장관의 실적 쌓기용 정책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며 “당장 돈줄이 막혀 문 닫을 위기에 처한 해운사가 많아지고 있지만 가시적인 정부 지원이 왜 나오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특정 선사를 위한 정책이 아닌 업계 전반의 부흥을 꾀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무작정 북극항로 개척을 추진하기보다 정책의 잡음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