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공기업 차입금 의존도 37.8%···경영 ‘적신호’

우리나라 30대 공기업의 차입금 의존도가 4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30대 공기업이 전체 자산에서 이자를 내야 하는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37.8%에 달했다.

이는 이자를 내는 부채가 자산의 3분의 1을 넘은 수준으로 장사가 잘 안 될 경우 빚이 계속 늘어나 결국 자본금까지 손을 대야 하는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30대 공기업의 부채 의존도는 작년 우리나라 제조업 기업 평균치인 21.1%는 물론 조선 25.1%, 건설업 25.5%보다도 높았다. 특히 독일이나 일본 같은 제조업 강국은 상장 기업의 평균 차입금 의존도가 17%로 우리나라 공기업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

기업이 차입금 의존도가 30%가 넘으면 경영에 빨간불이 켜진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금융지주 한 재무 담당 임원이 “건설·해운업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가 30%를 넘기면 일단 잠재적인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다”고 한 말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지난해 주요 공기업의 공시에 따르면 차입금 의존도 30%가 넘는 공기업은 30곳 중 절반인 15곳이었다. 규모가 큰 에너지·SOC 공기업은 예외 없이 이 기준을 넘었다.

토지주택공사 57%, 한국철도공사 59%, 한국지역난방공사 53%, 한국수자원공사 48%, 한국도로공사 46%, 한국광물자원공사 56%, 한국가스공사 60%, 여수광양항만공사 66% 등 차입금이 전체 자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기업도 상당수 확인됐다.

특히 대한석탄공사는 차입금 의존도가 206%로 가장 높은 수준 기록했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153%는 전체 자산보다도 차입금이 많아 정부 지원이 있어야만 해당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관계자는 “공기업 부채에 대한 정부의 접근이 너무 안이하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식으로 가면 결국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민 기자 pete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