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판결을 뒤집은 사안은 한유통, 웰롭, 부평판지 등 부실 계열사의 금융 채무 변제를 위한 부당지급보증 행위의 중복 배임죄 성립 여부와 부동산(성주랜드) 저가 매도로 발생한 배임죄 성립 여부 등 2가지다.
김 회장의 핵심 혐의인 부당지급보증 행위는 이미 지급보증된 채무를 갚기 위해 또 다시 지급보증을 제공한 것이 중복 배임죄로 성립하느냐가 판결의 관건이었다. 즉 원심에서 심리한 배임액 산정 과정에서 중복된 부분이 있느냐는 문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원심 재판부가 법리를 잘못 이해했다’며 고법과 다른 시각으로 판결했다.
고법은 지난 4월 항소심 판결에서 “다른 계열사로부터 연결자금을 제공하고 다시 지급보증을 제공한 것은 배임죄”라며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기지급보증 채무 변제를 위한 돈을 빌리려고 다시 지급보증을 제공한 것은 배임죄가 아니다”며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원심에서 산정한 부당지급보증 배임액에 중복 부분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배임액이 과다 산정됐다고 봤다. 때문에 배임죄로 인정된 앞선 지급보증과 나중의 지급보증은 중복 배임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김 회장의 핵심 혐의가 법리 오해를 사유로 파기환송된 만큼 항소심에서는 형량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동산 저가 매도에 의한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고법과 대법의 시각은 달랐다. 부동산 감정평가에 대한 심리가 부족해 유·무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대법원은 “부동산 감정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감정평가액이 법령에서 요구하는 요소를 반영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유죄 증거로 삼은 것은 위법성이 있다”며 “배임죄 성립 여부와 배임 액수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한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또 “부동산 관련 채무이전행위나 이를 자산으로 가진 회사의 인수·합병 등의 사안은 별도 배임·횡령행위에 해당하는지 다시 심리·판단해야 한다”며 원심의 일부 무죄 판결을 뒤집었다.
그러나 부동산 저가 매도 혐의는 핵심과 약간 거리가 있는 만큼 김 회장의 형량 변화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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