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올들어 포상 명목으로 총4회 자사주 처분

과거 ‘6차례’ 스톡옵션 실시...작년 4월 행사기간 종료

현재 주가는 최고가의 절반 수준...향후 차익 커

상시 포상 제도도 ‘편법 스톡옵션’ 포석 아니냐 의혹

포스코 자사주 처분 내용. 자료 = 금융감독원

국민기업 ‘포스코’가 올해부터 포상이란 명목으로 자사주를 나눠주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6년부터 폐지된 스톡옵션을 사실상 편법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포스코의 스톡옵션 제도는 유상부 전 회장이 최고경영자로 있던 지난 2001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도입됐으며 2005년 폐지될 때까지 유 전 회장 10만주를 비롯해 임원 80여 명이 모두 70만주 가량의 주식을 받았으며 만기는 작년이었다.

임직원들의 주식 탐내기가 편법 스톡옵션의 배경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3월부터 8개월동안 직원 포상을 명목으로 자사주 2620주를 처분했다.

자사주 매각 금액은 모두 8억3742만원으로 이는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각 임직원들의 개인 주식계좌로 이체됐다.

때문에 지난 2006년 실효성을 문제로 폐지됐던 스톡옵션이 편법으로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수량의 자기회사의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로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실제 매입 가격은 정해져있어 차익을 누릴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총 6차례의 스톡옵션을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바 있다. 부여주식수는 총 103만100주에 달한다.

실제 포스코의 2011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마지막 스톡옵션을 지급했던 지난 2005
년 4월의 부여주식 9만주 중 6만4000주가 2011년 중 행사됐다.

부여 당시 행사가격이 19만4900원이라는 점과 행사년도였던 2011년 장중 최저가가 34만1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행사한 임직원은 약 두 배의 시세차익을 보상으로 받은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마지막 스톡옵션의 행사가능기간이 끝남에 따라 임직원이 이러한 주식 차액을 통한 이득을 받을 길이 없어졌다. 이 때문에 주식매입선택권(스톡옵션) 대신 주식 자체를 임직원에게 나눠주는 편법을 쓴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현재 포스코 주가는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2007년의 70만 원 대의 절반 수준인 30만원로 떨어져 지금 스톡옵션을 부여 받는다면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누릴 수 있다.

포스코는 또 작년 4월부터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여 자연스럽게 성과창출을 이끌어 내기 위해 재계에서는 처음으로 매월 상시 성과관리에 대한 즉시포상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매월 상시 포상제도도 가격이 떨어진 주식을 즉각 나눠주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상시 포상 제도를 통해 같은 성과금이라도 낮은 주가로 많은 주식을 보유 받기 되면 더 큰 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측은 이런 논란에 대해 “지난 3월부터 직원이면서 동시에 주주로서 애사심과 함께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포상금의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톡옵션 제도를 없앨 당시 포스코는 “활황 등의 경영 외적인 요인에 의해 주가가 올라 경영진이 성과와 무관하게 보상받게 되는 부작용이 있다고 판단해 이를 폐지한다”고 말한 바 있어 말 바꾸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스톡옵션’과 ‘직접 주식 포상’ 모두 증시 활황 등의 외적 요인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지은 기자 pje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