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 회장은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체를 높은 가격에 인수하고 KT소유 부동산 39곳을 감정가 대비 75%에 헐값 매각함으로써 회사에 800억~1000억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인수 및 매각과정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됐으며 이 돈이 다수 경영진 명의의 계좌에 분산 예치됐을 가능성을 집중조사 중이다.
29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2일 KT 본사 및 계열사 16곳을 압수수색한 결과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경영진의 거액계좌를 다수 발견했다. 또 김홍진 G&E부문 사장은 압수수색 결과와 관련해 내달 2일 예정됐던 경제사절단에서 제외됐다.
검찰은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자금 흐름 내역을 수사하기 위해 계좌추적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회장의 르완다 출장을 두고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검찰 스스로 불식시킨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개 압수수색의 경우 검찰이 상당 부분 혐의를 입증해 출국 금지가 내려지지만 이 회장의 경우 예상을 깨고 해외출장을 떠났다.
그러나 검찰이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계좌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검찰이 더 이상 이 회장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구속수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김홍진 사장 역시 조성에 관여했다는 혐의가 잡히면 참고인조사가 아닌 피의자로 이 회장과 같이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 회장과 김 사장은 이번 주말에 귀국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KT는 “김홍진 사장이 사절단에서 제외된 것은 맞지만 차명계좌 발견과 관련해 아직까지 검찰에서도 확인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두 사람이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장은 과거 정통부 장관시절 PCS 비리에 연루돼 3년간 미국에 체류했던 적이 있다.
이경호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29일 이 회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이석채 회장은 불리한 국면이 있으면 장기간 나가서 안들어오는 경향이 있는데 돌아가는 상황이 국감 출석이 문제가 아니라 검찰 조사를 피하려고 아예 안 들어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광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는 “이석채 회장이 지난번처럼 미국에 체류한다 해도 미국과 우리나라는 사법공조가 돼있고 조사를 피하기 위해 해외에 체류하면 공소시효가 중지되기 때문에 결국 수사망을 빠져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csdi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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