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아파트’ 양산 민간분양시장 왜곡민간 매매거래 감소 전세 폭등 이어져소비심리 악화, 건설사 퇴출 원인 지목
이명박 정부는 정권 초 반값에 주택을 공급해 주거안정을 목표로 보금자리주택정책을 마련했다. 시장가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의 신규 주택은 시장 혼란과 정책신뢰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에도 ‘반값’ 유혹은 국민적 기대를 키웠고, 정부는 건설독려정책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보금자리주택의 ‘영광’은 2008년 말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무너졌다. 입지·가격 측면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보금자리주택은 민간 주택시장을 와해했고, 인위적인 분양가는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까지도 위축시켰다.
많은 사회적 문제를 낳기도 했다. 개발제한구역의 훼손과 보상가를 둘러싼 주민의 지속적인 민원, 보금자리주택에 들어서는 지자체와 주민의 반대 등으로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또 보금자리주택을 추진한 LH는 6월 말 기준 141조7000억원에 달하는 부채에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싸게 사서 오르면 팔자라는 인식이 각인되면서 애초 취재인 서민 주거안정에 도움은커녕 방해가 됐다고 지적하면서 “‘로또 아파트’로 불리며 특정 계층에 특혜가 돌아갔다”고 입을 모았다.
박근혜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 지역의 보금자리주택지구 13곳에서 공공분양주택 등 4만가구가 축소하기로 한 것은 전문가들의 지적이 맞음을 방증한다.
한편, 보금자리주택이 주택시장을 헤집어 놓으면서 매매시장은 죽고, 전세시장은 극도로 불안하게 만들었다.
2008년 말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아파트 가격은 점차 내림세를 탔지만 수도권 핵심지역은 보금자리주택 공급 계획이 쏟아져 민간시장 수요를 대거 흡수했다.
이들은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주택 구매를 멈췄고, 매매수요 감소에 거래시장은 주저앉았다. 이는 전셋값 폭등으로 이어졌다.
실제 보금자리주택 첫 사전분양 이후 이명박 정부 말까지 보금자리주택이 집중된 수도권 아파트값은 6.4% 하락했지만 전셋값은 26.1%나 급등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지금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후 숱하게 나온 정책에도 아파트값은 지속해서 하락했고, 최근에는 전국 전셋값이 14개월 연속 상승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보금자리주택의 폐해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행복주택은 보금자리주택이 시장을 멍들게 했던 것에 대한 트라우마로 여전히 사업 추진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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