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차’ 브랜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들어서 준대형급 이상 모델인 그랜저, 제네시스, 에쿠스(이상 현대차), K7, K9(이상 기아차) 등의 해외 판매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큰 차’ 판매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준대형급 이상 차종이 회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라는 점과 또 하나는 중·소형차 전문 브랜드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점이다.
준대형급 이상의 차는 중·소형차에 비해 가격이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 이상 비싸다. 때문에 중·소형차 10대를 파는 것보다 준대형급 이상 차 10대를 파는 것이 회사의 경영 건전성 확립 차원에서 더 낫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 한 해 동안 국내공장의 잇단 쟁의 행위로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때문에 악화된 수익성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준대형급 이상 차종의 판매 촉진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큰 차들의 새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고 프리미엄 이미지에 걸맞은 럭셔리 마케팅을 전개해 ‘저가 소형차’로 대표되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격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제값 받기 전략’은 오랫동안 누적된 ‘싸구려’ 이미지를 벗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에쿠스 페이스리프트 버전은 기존 모델보다 3% 정도 비싼 6만1000~6만3000달러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눈에 보이는 성적은 썩 나쁘지 않다. 현대차 에쿠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마의 5% 벽’을 이미 오래 전에 넘었고 이제는 10%를 근접하는 수준에 이르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랜저의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올해부터 현지 판매를 시작한 K7(현지명 카덴자)도 견조한 판매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전체 판매량에서 준대형급 이상 차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으며 현재의 판매세가 지속될 경우 무난히 지난해 성적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와 기아차 K9이 내년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할 경우 현대·기아차의 준대형급 이상 차종 판매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명차 브랜드도 쉽게 뚫지 못한 고급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빠른 시간 내에 안착한 것은 괄목할 만한 일”이라며 “향후 제네시스와 K9의 판매 진도가 지속적 성장을 가늠할 최대의 변수”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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