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위주 정책 거품 조장···주거불안 가속 우려
민간공급 확대 불구···집값 떠받들기 정책 지적
정부가 내년부터 임대사업 법인에 아파트 청약 1순위를 허용할 방침이어서 뒷말이 무성하다. 서민 주택구매 기회 감소뿐 아니라 집값을 떠받드는 정책으로, 주거불안을 가속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내년부터 미분양의 빠른 해소와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 차원에서 청약제도를 개편해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 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주택자 중심의 청약제도를 확대해 주택 교체수요층이나 다주택자, 법인, 임대사업자 등도 신규 주택을 분양받아 임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공급 위주 주택정책이 집값 상승과 서민 주거를 더 불안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구매력이 높은 임대사업 법인 등이 청약에 나서면 빠른 물량 소진으로 집값이 상승하리라고 내다봤다. 이는 집값을 떠받드는 역할을 해 무주택자의 주택 마련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민간 건설업체 등과 관계자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한 정책 아니겠는냐”며 “공급자 위주 정책이 지속하면 거품이 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세입자들이 전월세 굴레에서 나오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또 상대적 주택 구매 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청약시장은 ‘제로섬 게임’과 같아 임대사업 법인등이 청약받으면 그 만큼 서민의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
전광섭 경희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02년 말 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어섰고, 미분양 적체 등으로 신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데도 정부가 공급 정책을 유지한다”며 “양적 확대에서 벗어나 주거 수준과 주거 복지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자체장의 판단에 맡겨 공급 물량을 조절하겠다는 방침도 논란거리다. 인기지역에 대해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상한선을 정하겠다고 하지만 그 기준이 모호하고, 입맛에 맞춰 기준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비인기지역도 분양 초기부터 아파트 단지를 통째로 임대사업자 등에게 넘겨 미분양을 빨리 없앨 수도 있다”며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도움이 되는 세입자를 위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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