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이자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아람코(AOC)는 9일 나셰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사장을 통해 한진그룹이 매각 의사를 밝힌 에쓰오일 지분에 대한 매입 계획을 밝혔다. 지분 매입은 블록딜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알 마하셔 사장은 “최근 아람코 본사가 20억달러 규모(한화 약 2조1300억원)에 달하는 에쓰오일 지분을 되사기로 결정했다”며 “한국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에쓰오일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람코가 에쓰오일의 지분을 매입함에 따라 한진그룹은 최소 2조원 이상의 현금을 쥘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아람코의 지분 매입을 통해 2조2000억원의 현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운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진 탓에 원화 환산 금액은 계획보다 조금 줄었다.
한진그룹은 재무구조 개선 계획 발표 한 달이 채 안 된 시점에서 당초 세웠던 현금 조달 목표의 약 44.1%를 해결해 빠른 목표 성취도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현금 지원과 유상증자 참여, 은행권의 한진해운 신디케이트론 지원 등 향후 실행이 사실상 확정된 계획까지 포함하면 한진그룹의 현금 조달 규모는 총 5조5000억원 중에서 61.5%에 해당하는 3조3800억원에 달한다. 절반 이상을 이룬 셈이다.
3조5000억원의 현금을 만들어 부채비율을 떨어뜨리겠다던 대한항공의 계획도 목표의 절반 이상을 성취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개최한 경영설명회를 통해 에쓰오일 지분 처분과 부동산 등 유휴 자산 처분, 노후 항공기 매각 등을 통해 3조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 등의 유휴 자산은 즉각적 매각보다는 시세 등을 면밀히 파악해 2015년까지 점진적으로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재무구조 개선 계획의 최우선 관건이었던 에쓰오일 지분 처분 문제가 조기에 해결되면서 앞으로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800%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조만간 600%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한진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이 계획보다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남은 부동산 등 유휴 자산 매각은 주변 시세와 재계 안팎의 상황이 최대 관건”이라며 “당초 목표로 내걸었던 2015년보다 더 빠른 시점에 재무구조 개선 계획이 완전 서달성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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