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소프트웨어, 구글은 하드웨어 강화···애플 ‘소송전’ 정면대결
IT 업계에서는 하드웨어 분야의 최강자인 삼성과 소프트웨어 분야를 지배하는 구글이 협력관계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양사 모두 특허 문제로 애플과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협력을 통해 애플을 압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미국은 물론 10여개 국가에서 애플과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애플 외에도 각종 특허를 사들여 무차별 소송에 나서는 ‘특허 괴물(Patent Troll)’과의 싸움도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프트웨어와 검색 분야의 선두 업체인 구글과의 특허 공유는 삼성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과 구글의 협력으로 애플과의 소송에서 반전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삼성은 법원 명령에 따라 다음달 19일까지 애플과의 협상을 진행해야 하지만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송이 지속될 경우 향후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소송에서 구글의 특허를 활용해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과 구글은 애플의 무차별 소송과 특허 괴물의 공격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미래산업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판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삼성은 약점으로 지적받던 클라우드와 검색, 앱, 모바일 광고 등 구글의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소프트웨어에 대한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구글 글래스’ 등 하드웨어 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구글로서도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 최대 기술 기업인 구글이 크로스 라이선스 파트너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이 삼성전자의 특허 경쟁력을 확인시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의 특허조사업체 IFI 클레임 페이턴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특허 출원 건수에서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 2010년 4551건, 2011년 4894건, 2012년 5081건에 이어 지난해 4676건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업계 최다 수준의 특허를 출원해오고 있다.
등록된 특허 수에서도 2012년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3만6078건과 3만641건을 기록했고, 유럽이나 중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1만건 이상의 특허를 등록해둔 상태다.
삼성전자의 특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0 종합기술원 산하에 있던 지적재산권(IP)센터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편입하기도 했다.
또한 특허 인력도 2005년 250여명 수준에서 지난해 500여명으로 확대됐다. 변호사와 변리사를 포함한 전담 인력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임직원의 발명 활동과 특허 출원을 장려하기 위해 IT업계 최고 수준의 직무발명제도를 운영하는 등 특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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