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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영업정지 후폭풍 “골목상권만 죽게 생겼다”

이통사 영업정지 후폭풍 “골목상권만 죽게 생겼다”

등록 2014.03.13 15:24

수정 2014.03.13 15:26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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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는 장기적으로 마케팅 비용절감 호재대리점들 방통위 제재까지 두달간 개점휴업팬택 베가아이언2 출시 연기···제조사도 영향정부 뒤늦게 대안 내놨지만 설득하긴 역부족

이동통신사들에 대한 대규모 사업정지가 지난 14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되면서 애꿎은 제조사들과 대리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장장 45일간의 사업정지에 신규가입과 번호이동 뿐만 아니라 기기변경까지 제한을 받아 제조사와 대리점이 때 아님 개점휴업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 이번 영업정지가 끝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결정한 추가 영업정지도 예정돼 있어 추가 손실도 불가피하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보조금 과열경쟁 주도 통신사업자에 대한 정부의 영업정지 처분에 항의하며 영업정지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김아연 기자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보조금 과열경쟁 주도 통신사업자에 대한 정부의 영업정지 처분에 항의하며 영업정지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김아연 기자


이동통신사들은 사업정지 기간 동안 최근 과열된 보조금 경쟁으로 인해 투입된 수천억에서 수조원대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누구를 위한 제재냐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내린 사업정지 기간은 LG유플러스가 3월13일~4월4일과 4월27일~5월18일로 2회, KT가 3월13일~4월26일, SK텔레콤이 4월5일~5월19일이다.

여기에 방송통신위원회도 지난 13일 전체회의에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을 시장과열 주도사업자로 선정하며 각각 14일, 7일 신규가입자 모집 금지 처분을 내려 제조사와 대리점들의 보릿고개는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방통위의 신규가입자 모집 금지가 미래부의 사업정지 기간과 이어질 경우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대리점들은 약 2달 동안 영업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죄는 천도깨비가 짓고 벼락은 고목이 맞는 꼴”이라며 “이동통신사에 대한 장기 영업정지는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소상인의 생명을 놓으라는 처사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통사들은 과징금·영업정지를 받을 때마다 마케팅비가 줄어들면서 주가 전망이 좋아지고 사상 최대의 이익을 내고 있지만 휴대전화 단말기를 유통상인들은 월 2000만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돼 생계를 위협받는 경지라는 설명이다.

실제 한 대리점주는 당장 인건비와 가게 임대료 등이 걱정인 대리점의 경우 직원들의 무급휴가, 근무시간 조정 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직원들의 주머니 사정을 빤히 아는 상황에서 월급을 줄이겠다고 말하기가 미안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영업을 아예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임대료나 직원들 월급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다”며 “이렇다 할 대책 없이 내려온 무조건 영업정지에 애꿎은 우리만 죽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출시를 계획하고 있던 제조사들도 한달 이상 국내 판로가 사실상 막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울상이기는 마찬가지다.

업계는 이로 인해 국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200만대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국내 판매 비중이 90%에 달하는 팬택은 신제품 출시 일정의 연기를 결정하기도 했다. 당초 다음달 ‘베가 아이언2’를 출시하려던 팬택은 출시일을 이통사의 사업정지가 끝나는 5월말로 잠정 연기했다.

지난해 4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최근 워크아웃에 들어간 팬택으로서는 이번 영업정지가 직격탄이 됐다. 올해 1~2월 흑자를 기록하면서 1분기 적자 탈출의 꿈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가장 먼저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한 LG전자도 국내 영업 활동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G프로2’를 출시한 LG전자는 흥행몰이에 나서야 할 출시 초기에 이통사 사업정지라는 된서리를 맞았다. 이미 제품을 출시한 상황이기 때문에 출시 일정을 조정할 수도 없고 그저 앉아서 당해야 하는 처지다.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다음달 11일 출시 예정인 ‘갤럭시S5’의 출시를 미룰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측에서는 출시일자를 미루지 않고 예정된 날짜에 한다는 입장이다.

이통사에게 주려던 벌에 대리점과 제조사가 돌을 맞는 꼴이 되자 정부는 지난 12일 이러한 실효성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사업정지에 갈음한 과징금에 상당한 금액만큼 통신요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기존의 제재가 사업정지 처분을 할 경우 제3자가 피해를 보게 되고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그 과징금은 국고에 귀속돼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해결점을 제시한 셈이다.

정부는 또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단말기 제조사·유통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정지 기간 중에도 지속적으로 주력 단말기 일부 물량을 구매하기로 하고 중소 제조업체 단말기를 선구매하기로 했으며 대리점에도 지원을 통한 수익 보전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이 당장 생계를 위협당하는 대리점주들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수익하락은 당연한데 아직 구체적으로 언제, 무엇을 해주겠다는 내용이 없어 불확실하다는 주장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영업정지기간 동안 발생하는 모든 제반비용의 부담은 소상인들을 생계와 직결되는 부분으로 정지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급감은 골목상권의 몰락으로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며 “영업정지로 발생되는 손해에 대한 구제책 마련 촉구와 함께 실질적 정책을 통한 손실보상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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