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18일 화요일

  • 서울 23℃

  • 인천 21℃

  • 백령 20℃

  • 춘천 25℃

  • 강릉 25℃

  • 청주 26℃

  • 수원 21℃

  • 안동 24℃

  • 울릉도 21℃

  • 독도 21℃

  • 대전 23℃

  • 전주 23℃

  • 광주 20℃

  • 목포 21℃

  • 여수 26℃

  • 대구 27℃

  • 울산 23℃

  • 창원 25℃

  • 부산 25℃

  • 제주 20℃

폴 포츠 “인생의 ‘원챈스’ 앞에서 용기를 내라”

[인터뷰] 폴 포츠 “인생의 ‘원챈스’ 앞에서 용기를 내라”

등록 2014.03.14 17:15

김재범

  기자

사진 = NEW 제공 사진 = NEW 제공

7년 전 지상파 뉴스에서 그를 처음 봤다. 영국의 한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페라를 부르는 모습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뚱뚱한 몸매에 숫기 없는 표정, 자신감 없는 몸짓에 세계적인 음악 프로듀서 사이먼 코웰은 심드렁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적인 음악 프로듀서이지만 또한 세계적인 독설가로도 유명한 그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불과 채 1분도 안 돼 깜짝 놀랐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등장하는 ‘네순도르마’가 울려퍼졌다. 청아한 목소리가 스튜디오 안을 울려퍼졌고, 청중들과 심사위원들은 환희에 찬 표정으로 변했다. ‘흙 속의 진짜 진주’ 한 알이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바로 휴대폰 판매원에서 세계적인 성악가로 변신한 폴 포츠의 실화다. 그 실화가 영화 ‘원챈스’로 그려졌다.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폴 포츠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수차례 한국 방문이지만 매번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새롭단다. 목소리 하나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그는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났지만 아직도 지금의 자신이 많이 낯설다며 쑥스러워했다. 인종이 다른 ‘백인’ 남성, 그것도 세계적인 스타가 쑥스러워 하는 모습이 참 이채로웠다.

“대체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지금 이 순간도 믿겨지지 않아요. 남들 앞에서 얼굴도 잘 들지 못하던 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노래를 하는 가수가 됐다니. 7년 전 오디션 프로그램을 나갔을 때 이런 일을 상상했냐고 주변에서 물어보기도 해요. 만약 당신이라면 그럴 수 있겠어요?(웃음)”

그런 그에게 또 한 번의 난리가 났다. 자신의 얘기를 영화로 만들자는 제의가 온 것이다. 아니 이미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감동의 물결을 자아내고 있다. 사실 한 인물에 대한 일대기는 그 사람이 죽거나 또 엄청난 업적을 남겼을 경우 등 드문 케이스다. 그런데 폴 포츠가 거기에 합류한 것이다.

“처음엔 내 얘기를 영화로 만들겠다는 제작자의 말을 듣고 ‘이 사람이 지금 미친건가’란 생각을 했어요. 자 생각을 해보세요. 폴 포츠란 사람의 얘기로 영화를 만들겠다고? 나처럼 재미없는 사람의 얘기를? 하하하. 그냥 너무 웃겼어요. 그런데 설명을 들어보고 난 뒤 영화화에 동의를 했죠. 솔직히 지금도 많이 쑥스럽고 황당하기도 하고 그래요.(웃음)”

사실 영화화는 그가 세계적인 주목을 끈 2007년에 처음 얘기가 나왔다. 현실적인 부분들을 해결해 나가며 영화 제작에 대한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시나리오 작업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 폴 포츠는 영화화를 하면서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고 한다.

사진 = NEW 제공사진 = NEW 제공

“일부에선 내 얘기인 ‘원챈스’가 너무 코미디적인 흐름으로 가는 게 마음에 드느냐고 묻기도 해요. 그런데 난 분명히 조건을 걸었어요. 절대 다큐멘터리로 만들지 말라고. 난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웃어야 메시지를 전달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절대 내 얘기를 보면서 울거나 심각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죠. 공감을 얻기 위해선 가벼운 마음으로 웃기를 바랐습니다.”

완성된 영화는 유쾌했다. 사랑스러웠다. 왕따에 비루한 인생으로 살아온 그를 동정하지도 않았다. 그 점이 ‘원챈스’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폴 포츠가 직접 영화에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관객들은 ‘원챈스’를 통해 폴 포츠를 직접 느낄 수 있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OST가 그의 목소리였다.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내 목소리가 나오는 게 정말 신기하더군요. 물론 OST는 전부 내가 녹음했어요. 처음에는 실제 배우가 녹음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하지만 스토리의 맥락을 짚어 볼 때 실제 인물인 내가 하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아주 즐겁게 녹음했어요. 아주 잠깐 카메오 출연도 고려했는데 이 외모로 나오기엔 좀 부족했죠(웃음)”

폴 포츠에게 가장 중요한 단어는 꿈과 기회 그리고 용기다. 폴 포츠가 곧 ‘꿈’ ‘기회’ ‘용기’였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끊임없이 노력하면 그 기회는 나에게 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기회 앞에서 주춤하지않고 용기를 내야 해요. 두렵지만 계속 움직이는 게 용기에요. 그러면 꿈은 바로 내 옆에 살며시 다가와 있을 거에요.”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