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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龍山 개발 20년 ‘비극’ 이번엔···

파란만장 龍山 개발 20년 ‘비극’ 이번엔···

등록 2014.04.22 07:30

수정 2014.04.22 07:33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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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역 민자개발에서 전면구역 분양까지재개발지분가격 한때 3.3㎡당 2억원 육박금융위기 악재···31조원 용산역개발 좌초

좌초했던 용산역개발 사업이 서울시장선거 공약으로 거론되면서 관심의 대상으로 재부상했다. 용산역 전면3구역 개발 현장. 사진=김동민 기자 life@좌초했던 용산역개발 사업이 서울시장선거 공약으로 거론되면서 관심의 대상으로 재부상했다. 용산역 전면3구역 개발 현장. 사진=김동민 기자 life@


용산국제업무개발사업(용산역개발) 좌초로 사람들에게 잊힌 용산이 또다시 이슈 한복판으로 들어왔다. 서울시장 선거 화두로 용산역개발 재추진이 떠오른 데 이어 본격적인 사업추진 10년 만에 전면구역 주상복합이 줄이어 분양돼서다.

용산역 인근 지역은 굴곡 많은 개발 역사를 지녔다. 용산역 민자역사 개발과 7조원의 청약금이 몰린 ‘용산 시티파크’ 청약 광풍, 31조원 규모 용산역개발 좌초와 재추진 바람 등 화제가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용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것은 미래가치가 높아서다. 뛰어난 입지를 지녔지만 교통, 상업시설 등 개발이 상대적으로 더뎌 대표적인 저평가 지역으로 꼽힌다.

◇부동산 투기 광풍의 주인공=용산지역 개발의 역사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시는 1994년 ‘서울 국제화를 위한 도시구조 개편과 5개 전략지역 개발계획’을 마련, 난지·마곡 등과 함께 용산개발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용산역 주변 한강로 변, 철도공작창을 포함하는 3300만㎡ 일대를 용산역 고속전철 시발역화와 연계, 국제정보·상업중심지구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가시적인 첫 단추가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 1단계인 민자역사 사업이다. 1998년 현대산업개발이 사업주관자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추진됐다. 현산 본사가 있는 아이파크몰과 이마트가 있는 현재 용산역의 모습이 그 결과물이다.

2004년 당시 용산 시티파크 주상복합아파트 청약접수를 위해 길게 줄 선 접수객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2004년 당시 용산 시티파크 주상복합아파트 청약접수를 위해 길게 줄 선 접수객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용산지역 개발 역시 주춤하다가 2004년 부동산 투기광풍이 불었다. 그 핵심이 되는 곳은 2004년 3월 분양한 ‘용산 시티파크’다.

당시 아파트 619가구 모집에 21만9096명이 청약하면서 경쟁률이 354대 1에 달했다. 청약금만 7조원이 몰렸다. 오피스텔 역시 141실에 3만442명이 몰려 평균 216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 회복과 부동산시장 활황이라는 밑바탕에, 주상복합 전매 완전금지 전 전매 1회가 가능하다는 틈새를 노린 부동자금이 대거 몰렸던 것.

당시 이 일대는 3000만원짜리 분양권을 2억원 이상에 사겠다는 투기꾼과 자산가로 북새통을 이뤘다. 3억원 이상 웃돈이 붙었다는 소문도 파다했다.

재개발 지분 가격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용산특별계획구역이 지정된 2001년 3.3㎡당 재개발 지분 가격은 700만원에서 ‘용산 시티파크’ 분양 이후 2005년 4500만원으로 치솟았다.

특히 지난 2007년에는 지분쪼개기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일부 지역은 2억원을 넘기도 했다.

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용산역개발을 포함한 강북 ‘U턴 프로젝트’를 발표한 데 이어 후임인 오세훈 전 시장이 계획을 더 키워 투기 바람을 불어넣어서다.

◇개발의 핵 ‘용산역개발’ 끝내 좌초=용산 개발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건설·주택 경기가 악화하자 용산역개발 사업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자금난은 더욱 나빠지기 시작했다.

코레일은 자금을 추가 조달해 사업을 지속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삼성물산의 대표주관사 지위반납 등 과정을 겪으며 끝내 좌초했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 삽 한번 제대로 뜨지 못한 채 공중분해 됐다. 지난 2007년 서울시와 코레일이 사업개발 방안을 발표한 지 6년 만이다.

2016년 말까지 초고층 14개 동을 포함한 66개 건물을 세워 60조8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3만7000명 분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은 물거품이 됐다.

사업지 인근인 용산 4구역에서는 밀어붙이기 개발 논리로 안타까운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의 아픔도 있었다.

2009년 1월 19일 용산 재개발 보상대책에 반발하던 철거민과 경찰이 대치하던 중 화재로 6명이 사망(철거민 5명·경찰 1명)하고 24명이 부상당했다.

◇용산역개발 재추진 바람과 분양=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정몽준 의원이 사업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용산역개발은 또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용지 전경. 사진=뉴스웨이DB용산역세권 개발 사업용지 전경. 사진=뉴스웨이DB


사람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용산역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 지분 15.1%를 보유한 2대 주주 롯데관광개발의 주가가 2배 정도 상승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대규모 소송전을 벌이는 최대주주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민간 출자사와의 합의가 선행돼야 해 재추진은 쉽지 않은 상태다. 특히 서울시가 용산개발 소송 전에 관여할 여지가 적다는 점도 재추진 가능성이 희박한 이유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연말과 연초 서부이촌동에 특별교부금도 내려보냈고 분위기를 개선해보려고 노력했다”며 “단독주택, 코레일 용지, 아파트가 서로 상황이 달라 시간이 걸릴 거고 맞춤 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용산역개발 재추진 가능성이 열렸지만 사업 현장인 서부이촌동 일대는 시큰둥하다. 7년 동안 희망고문을 당하며 쌓인 불신은 그만큼 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우건설(전면2구역)과 삼성물산(전면3구역)이 내달 각각 주상복합 분양에 나서 이목이 쏠린다.

현지에서는 ‘썩어도 준치’라는 의견과 시장 분위기상 대형 고가 주상복합은 어렵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다만, 현실에 맞춰 분양가를 낮췄다는 점이 수요자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용산역 인근 A공인 대표는 “3구역 주상복합이 3.3㎡당 2900만원에 나왔다는 점이 핵심이다. 고점(2007년) 대비 1000만원 정도 낮춘 가격”이라며 “2010년 인근 국제빌딩3구역에서 3600만원에 공급된 ‘센트레빌 용산 아스테리움’ 미분양이 반면교사가 된 듯싶다”고 전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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