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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잔인한 달···‘제보자’ ‘카트’ ‘다이빙 벨’ 연달아 공개

[NW기획] 10월은 잔인한 달···‘제보자’ ‘카트’ ‘다이빙 벨’ 연달아 공개

등록 2014.09.30 13:05

김재범

  기자

 10월은 잔인한 달···‘제보자’ ‘카트’ ‘다이빙 벨’ 연달아 공개 기사의 사진

10월은 영화계에 잔인한 달이다. 여름 성수기가 끝난 뒤 극도의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기간이다. 이 시기에는 대규모 블록버스터 보다는 주제 의식이 확고한 이른바 사회파 영화들이 개봉 시기를 잡고 마니아 층 혹은 영화적 울림에 목적을 둔 채 관객들의 선택권을 기다린다.

가장 먼저 개봉하는 영화는 ‘제보자’다. 2005년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줄기세포 복제 조작 스캔들’을 정면으로 그린다. ‘우생순’으로 유명한 임순례 감독과 박해일 유연석 이경영 등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한 충무로 신구 연기파 배우들이 참여했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팩션’극이란 점 때문에 기획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더욱이 해당 사건의 실제 인물은 아직도 엄청난 지지자들을 몰고 다니는 사회적 저명인사다. 때문에 연출을 맡을 감독과 출연 배우들의 캐스팅 문제가 난항을 겪기도 했다. 엄청난 부담감이 동반됐기 때문이다.

연출을 맡은 임 감독은 “이 영화는 진실을 지키고자 하는 분들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면서 “지금 우리 사회에 그런 것들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영화에 참여하는데 부담감도 있었지만 그런 점들을 생각하고 임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극중 줄기세포 복제 조작을 일으킨 이장환 박사 역을 맡은 배우 이경영은 “후폭풍은 예상을 하고 참여했다”면서 “관객들과 언론이 진실에 접근한다면 그 후폭풍을 막아 줄 것이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제39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제19회 부산 국제 영화제, 제34회 하와이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며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영화” “권리를 박탈당한 자들의 영화” 등의 호평을 받고 있는 ‘카트’도 주목을 받는 사회파 영화다.

대기업 자본이 투입된 영화가 아닌 시민들이 참여하는 크라우딩 펀드로 일부 제작비를 조달한 ‘카트’는 우리 사회가 가장 민감해 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상업영화로서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대형마트를 통해 비정규직 직원들이 부당 해고를 당한 뒤 이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얘기를 그린 ‘카트’는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김강우에 이르는 연기파 배우들의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가운데 최근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주목 받고 있는 신예 도경수 천우희 지우가 출연하는 등 신구 세대의 조화가 잘 이뤄졌다. 충무로 여성 파워 부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배우 문정희는 30일 제작발표회를 통해 “소수의 노동자로서 외로움과 또 동료와의 우정에 대해 사실 알고 있지 못했다”면서 “난 개인적으로 아주 새로운 영화였다. 내가 느낀 충격들이 너무 컸다. 나 조차 아줌마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그 선입견이 깨졌다”면서 “여성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확신한다”고 소개했다.

오는 10월 개봉하는 작품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될 영화는 다큐멘터리 ‘다이빙 벨’이다. 10월 2일 개막하는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6일과 8일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서 상영된다. 현재 모든 상영분이 매진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문제는 이 영화를 두고 정치권과 영화계에 첨예한 대립이 이뤄지고 있는 점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다이빙 벨’의 상영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부산 해운대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도 반대 입장을 SNS를 통해 전한 바 있다. 세월호 유가족 측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영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29일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부산시는 영화제에 독립성을 보장하라”는 성명서를 내면서 ‘다이빙 벨’ 논란 저지에 나섰다.

‘다이빙 벨’은 MBC 해직기자 출신인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와 안해룡 다큐멘터리 전문 감독이 공동연출한 다큐멘터리로, 세월호 사건이 터진 뒤 특수 잠수 장비인 다이빙 벨 투입을 두고 논란이 벌어진 점에서 출발한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의문점과 현재도 광화문에서 특별법 제정을 두고 시위 중인 유족들과의 인터뷰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배급사 시네마 달 측은 “영화제 기간 중 기자회견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국내 영화계의 10월, 잔인한 10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각 영화에 대한 판단은 오롯이 관객들의 몫이다.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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