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전산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후곤)가 그룹 내부의 통신인프라고도화(IPT)사업 장비 납품업체 선정에 김재열 전 KB금융 전무가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진술을 확보한 가운데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이 연루됐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1일 업계 및 관계자에 따르면 31일 검찰은 IPT사업 선정 당시 내부 컨설팅 자료가 사전에 납품업체로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해당 컨설팅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유출된 자료는 사업 예산정보와 사업 장비를 납품하려고 경쟁하는 업체들에게 유리한 정보가 포함된 내부 기밀 자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무가 장비 납품업체인 G사가 선정되도록 하기 위해 유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검찰은 G사와 또 다른 납품업체 S사의 대표이사들이 임영록 전 회장과 각각 고교 동문, 대학 선후배 관계라는 점에 주목해 임 전 회장의 개입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임영록 전 회장은 3000억여원이 투입된 주 전산시스템 교체 당시 한 업체 선정을 위해 서류를 조작·은폐를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임 회장이 금품 로비를 받았다거나 납품업체 선정에 관여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진술은 확보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만간 김재열 전 전무를 업무상 비밀 누설 혐의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임 전 회장의 개입 여부가 드러날 경우 임 전 회장에 대해서도 소환을 통보할 방침이다. 사실상 KB금융 전산비리가 임영록 전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KB금융의 IPT사업은 국민은행과 국민카드 등 전 계열사의 본점과 지점, 콜센터의 전화망을 인터넷 전화로 바꾸고 사내 메신저도 교체하는 작업으로 2012년 진행됐다. 사업비는 1300억여원 규모다.
앞서 검찰은 IPT 주사업자인 KT임직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전무가 G사를 장비 납품업체로 선정하도록 KT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0일 검찰은 KB금융 본사와 관련 업체들을 압수수색했다.
손예술 기자 kunst@
뉴스웨이 손예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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