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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삼성’ 키워드는 ‘변화·혁신’

[三星 이재용 時代]‘젊은 삼성’ 키워드는 ‘변화·혁신’

등록 2014.11.11 07:44

수정 2014.11.11 07:47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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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투병 6개월, 실질적 삼성 대표자 역할위기 속 반전카드, 사업구조조정·신사업 진두지휘연말 사장단 인사서 ‘이재용 사단’ 출범 여부 주목

‘젊은 삼성’ 키워드는 ‘변화·혁신’ 기사의 사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투병 생활이 길어지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삼성의 실질적인 오너로서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이재용 시대’가 시작됐다는 시각이 급부상하고 있다. 고 호암 이병철 창업주가 오늘의 삼성을 일궈낸 태동기와 성장기(1938~1987), 이건희 회장이 경영을 진두지휘한 중흥기(1987~2014)를 거쳐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변혁기(2014~)가 시작된 셈이다.

물론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건강 상태가 꾸준히 회복되고 있고 이 회장의 대내외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하기 때문에 ‘이재용 시대’라는 언급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인지능력 등 기초적 건강 상태가 정정하던 수준으로 돌아오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재용 부회장의 능력과 영향력이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올 하반기부터 이 부회장은 다양한 방면에서 경영 보폭을 크게 넓히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코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래리 페이지 구글 CEO와 팀 쿡 애플 CEO를 만난 것을 시작으로 거물급 인사들과 자주 만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비롯한 페이스북 최고 경영진, 조 케저 지멘스 회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이름만 대도 세계를 들었다 놨다 하는 거물들이 이 부회장과 대화를 나눴다.

눈여겨 볼 것은 이들과의 잇단 접견 이후 삼성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차세대 사업 밑그림이 빛을 보고 있다. 삼성의 미래 사업 전략은 기존 전자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신수종 사업 중심의 미래형 사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래 수요가 확실한 헬스케어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해외에서는 중국을 필두로 영향력 제고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더 나은 성과를 위해 해외에서 이미 능력을 검증받은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사업 패턴의 변화도 ‘이재용 시대’ 도래의 산물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동안 삼성은 1938년 창업 이후 줄곧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형태의 산업에 몰두해왔다. 과거 삼성 핵심 계열사였던 제일제당이 그랬고 오늘날 삼성의 동력인 삼성전자도 B2C 산업이 중심이다.

그러나 삼성의 미래 사업 패턴은 B2B(기업 간 거래)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B2C 산업의 증가 수요에 한계가 있는 만큼 이제는 수요가 나름대로 풍부한 기업과 기업 사이의 거래에서 답을 찾아보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삼성이 신수종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5대 산업(바이오·전기차 배터리·의료기기·발광다이오드·모바일솔루션)을 보면 모두 B2C보다는 B2B의 경향이 매우 강하다. 결국 그동안 삼성을 성장시킨 기반 위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의 경영 밑그림이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려지면서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올 연말께 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소문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가 사실상 어려운 만큼 이 부회장이 회장 직함을 달고 경영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것이 맞다는 시각이다. 특히 이 회장도 만 45세였던 지난 1987년 회장에 오른 만큼 이 부회장도 때가 됐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재계 관계자들은 물론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이재용 회장론’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어느 정도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고는 하지만 이 부회장이 회장 직함을 달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심지어 이 부회장 본인 스스로도 회장 승진보다는 현재의 위치에서 위기 대응 역할을 하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회장 승진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회장 승진에 대해서는 비관적 시각이 우세하지만 조직의 변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다수의 관계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때문에 이재용 시대 도래의 기점으로 볼 수 있는 올 연말 정기 사장단 인사에 맞춰서 이른바 ‘이재용 사단’의 출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3세 경영인의 대표 격인 이 부회장은 내년이면 40대 후반의 기점인 만 47세가 된다. 대부분의 재계 총수들이 50대 중반 이후의 연령대인 것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은 재계에서 매우 젊은 나이에 속한다.

실권자의 나이가 젊은 만큼 그와 함께 하는 조력자들의 면면도 과거보다 훨씬 젊은 감각을 지닌 인물로 채워질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일단은 현재 이 부회장과 경영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임원들을 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겸 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겸 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 겸 사장, 김상균 삼성전자 법무팀장 겸 사장, 정금용 삼성전자 인사지원팀장 겸 부사장 등이 ‘이재용의 사람들’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특히 올 4월 말 그룹 미래전략실에서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주력 인물들(이인용 사장·김상균 사장·정금용 부사장)의 자리 이동 과정이 향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표면적인 이유는 현장에서의 분위기 전환이지만 이들이 오랫동안 이 부회장을 지원해 온 인물인 만큼 이 부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에서 가깝게 이 부회장을 지원할 수 있게 했다는 관측이다.

이재용 시대의 도래에 맞춰 ‘지는 별’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건희 회장이 자리를 비웠을 때 삼성의 대표자 역할을 했던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나 전략기획실의 핵심 멤버였던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이나 김인주 삼성선물 사장 등이 시대의 변화에 맞춰 물러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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