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형금융’ 집중한 중소형사들 1분기 흑자경영대형사는 여전히 적자경영 못 벗어나
대형사에 비해 덩치가 적은 중소형저축은행의 약진이 거세다.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 속에 부실 털어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대형사들은 여전히 적자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데 반해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흑자폭을 키우며 저축은행업계의 ‘실적 부활’을 주도하고 있는 것.
최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관계형금융 활성화를 독려하기 위해 규제 개혁에 나선 상황에서 이미 지역 주민과의 유대 강화 등 지역밀착형 영업에 집중하며 호실적을 내온 중소형저축은행의 성장 기대감이 점점 커지는 모습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회계연도 1분기(7~9월)에 전체 저축은행(86곳)은 총 1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5년만에 최초로 분기단위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저축은행 업황이 전반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자산규모별로 살펴보면 자산규모 1조 이상의 대형저축은행들은 197억원의 적자를 냈다. 다만 전년동기(-1004억원)에 비해 적자폭을 807억원 가량 줄였다. 5000억원~1조원인 저축은행은 85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 전년동기(-253억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중소형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영 실적을 보이고 있다. 자산규모 5000억원 이하인 저축은행의 당기순익은 302억원으로 전년(13억원)에 비해 순익이 대폭 확대됐다.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곳은 진주저축은행이다. 임직원 수 82명에 자산규모 3100억원 수준의 소형저축은행이지만 현장 중심 영업과 지역사회와의 유대관계 구축 등 지역밀착 영업을 통해 1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 기준 35억원의 당기순익을 냈고 BIS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21.15%로 4년 연속 20%를 유지하고 있다. 자기자본도 482억원으로 규모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진주저축은행 관계자는 “발로 뛰는 영업, 기본에 충실한 현장영업에 집중해왔다”며 “서민과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해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진주저축은행 외에도 지역 밀착형영업을 영위해 온 중소형사들은 올 1분기 흑자를 시현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고려저축은행(80억원), 우리저축은행(47억원), 예가람저축은행(44억원), IBK저축은행(43억원), 민국저축은행(22억원), 화승저축은행(20억원), 스마트저축은행(16억원), 국제저축은행(10억원), 한신저축은행(6억원) 등이다.
반면 총자산이 1조원을 넘는 대형저축은행 중 SBI저축은행(-186억원), 친애저축은행(-137억원), 동부저축은행(-28억원) 등은 적자를 기록했다.
수년간 대형저축은행을 적자의 늪에 빠뜨린 주범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다. ‘황금알을 낮는 거위’로 불렸던 부동산PF 대출은 금융위기 이후 건설·부동산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이들의 발목을 잡는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아직도 부동산PF대출 등 고수익·고위험 영업에 따른 후유증에 시달리며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근본적으로 저축은행 스스로 핵심경쟁력의 창출과 유지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반대로 중소기업과 서민이라는 저축은행 본연의 영업기반을 잘 닦아온 중소형사들은 업황 악화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제 기능에 충실했냐 못했냐의 차이로 지금까지 상반된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지하 기자 oat123@
뉴스웨이 이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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