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종헌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국내, 뒷수습 잘하면 갈등 사라진다고 여겨의사소통서 이해관계 조율하는 게 갈등관리
하지만 사회가 아직 팍팍하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갈등이 해결되기보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갈등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것이 국내 전반의 문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채종헌 한국행정연구원 사회통합연구실(갈등관리)연구위원은 “국내에서는 갈등과 갈등관리에 대한 인식이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갈등관리란 단어 그대로 갈등을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그렇지만 해결이라는 사후적 의미보다는 사전적으로 갈등요소를 짚어보고 문제점을 논의해 의견대립을 조율하는 사전적 의미가 더 크다.
채종헌 연구위원은 “민주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며 갈등이 필연적인 산물이 됐다.
하지만 국내선 이를 관리하는 수준은 미숙하다. 갈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큰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갈등을 아예 없앨 수 없다. 그것은 갈등을 권위주의로 깊숙이 눌러 마치 안 보이는 것처럼 하는 것일 뿐”이라며 “갈등은 무조건 나쁘고 해롭다는 인식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갈등관리가 ‘뒷수습’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정부가 환경영향평가나 사업성타당평가 등 갈등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 정책이 나온 뒤라 갈등관리가 전혀 안된다는 것이다.
채 연구위원은 “일반 대중과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을 확인하는 것부터가 갈등관리다. 정부는 정책을 발표하고, 그 뒤에 불거지는 일들을 수습하는 것을 갈등관리라고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불거진 문제점을 관리하는 것도 정부는 일방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목소리도 높다. 당장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에 대한 상세한 검토가 있어야 하는데 보상금 책정과 같은 경제적 논리로만 갈등을 해소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갈등관리의 기본은 일단 인지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공론화 단계에서부터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의견을 모으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갈등공화국인 국내에서 갈등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정부 정책 신뢰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정책갈등(정책 집행 때문에 나온 갈등)을 제때 해결하지 못하면 적시에 정책을 펼 수가 없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여지가 크다. 신뢰도 하락은 다시 정책 집행을 가로막는다. 즉, 시간과 비용 소모 외에도 향후 국정 신뢰까지도 이어진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갈등관리 수준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채종헌 연구위원은 “갈등이 표출된다는 것 자체가 의견이 나오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갈등을 숨기고 억압하려는 것보다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 무조건 터부시하는 인식을 바꾸는게 중요하다”고 꼽았다.
또 그는 “시스템 개선도 시급하다. 이를 위해선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가차원에서는 대통령, 조직으로 보면 CEO가 갈등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예술 기자 kun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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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손예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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