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공급 3년 이상 걸려····전세난 해소엔 부족비싼 집값 탓 수백만원 대 월세시장 재편 우려
정부의 ‘기업형 주택임대산업 육성 방안’에 대한 업계와 전문가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공급까지 3년 이상이 걸려 당장 전세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등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13일 규제를 풀고 정부의 역할을 이양해 대기업의 주택임대사업을 활성화해 명품 임대주택을 만들겠다고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방안’을 내놨다.
임차인(세입자)에게 임차료 급등이나 잦은 이사에 대한 걱정 없이 좀 더 안정적으로 오래 살 수 있는 임대주택이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 따라 임대주택이 공급하려면 3년 이상이 걸려 당장 전세난 완화 효과는 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봄철 전세난이 심각한 상황인데, 그 위기를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민간 고급주택을 공급, 고액 전세거주자들의 주거이동을 유도해 서민층에 대한 전세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내겠다는 취지가 어긋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감시팀 부장은 “고액 전세임차인들의 수요를 돌린다고 해서 기존 고액 임대주택에 서민 진입은 어렵다”며 “기업임대 보증금은 외국처럼 월세의 2~3배 내외로 하는 월세 위주로 공급한다. 여전히 비싼 집값에 따라 월 수백만원대의 월세시장으로 재편할 우려가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용 85㎡ 전세 시세가 4억원인 서울지역에서 기업형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면 전세전환율을 5∼6% 적용, 보증금 1억원에 월세 부담은 125만∼150만원으로 늘어난다. 보증금을 2억원으로 올려도 월세 부담은 83만∼100만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세제 감면에서부터 택지 제공, 건축 규제 완화, 자금 지원에 이르기까지 각종 혜택이 기업형 임대사업자에 집중돼 ‘대기업 특혜’ 시비도 불거졌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한 교수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건설사에 임대주택용 용지로 공급하는 등 각종 지원 대상이 건설사에 집중했다”며 “무분별한 주택임대사업으로 엄청난 공공자원이 낭비될 우려가 적지 않다” 강조했다.
조주현 단국대 교수는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비즈니스모델로 성장하면 돈이 몰려 임대주택 재고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도 “영세한 수많은 매입임대사업자에 대한 지원은 많이 담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전세의 월세 전환을 가속화해 중산층 주거안정이 더 불안해 질 수 있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가면 월세시장 가속화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임대주택의 핵심은 공공이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지속해서 예산을 투입, 안정적인 공공임대 주택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실련 측은 “정부의 공공 역할을 민간에 넘길 것이 아니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당장 주거불안에 내몰린 서민을 위해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임대차등록제 정책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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