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13일부터 사외이사 후보 35명 검증 착수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오는 27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와 임시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후보를 선정한다. 이어 3월말 개최될 예정인 정기주주총회에 이들 후보군을 사외이사로 확정한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금융, 회계 분야의 경험을 두루 갖춘 인사를 선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교수나 공무원 출신 인사가 아닌 경영마인드를 가진 인물이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에 새로 임명될 사외이사는 7명이다. 사추위는 오는 13일 첫 회의를 열고 사외이사 인선자문단(자문단)이 확정한 5배수 후보 35명에 대한 검증절차에 들어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추위에 올라온 35명의 후보가운데는 일반주주와 0.25% 이상 주주가 추천한 후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KB금융 임원은 “사외이사 한자리는 반드시 주주추천 후보로 채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며 “당국의 모범규준에 따라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같이 은행권의 사외이사의 직군이 바뀐 배경에는 작년말부터 시행되는 금융위원회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자리하고 있다.
모범규준에는 사외이사 전문성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특정 직군에의 쏠림 현상 없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때문에 관료출신이나 교수, 연구원 출신 등의 사외이사 진입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사외이사 구인난’이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사외이사 인원수까지 사실상 확정하는 이유를 알기 힘들다”며 “금융지주사가 은행의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은행의 경우 지주사의 주력부문이기 때문에 사외이사의 기능과 역할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모범규준에 따르면 지주사가 지분을 100% 보유한 완전 자회사의 경우, 사외이사를 두지 않거나 은행·보험사는 3인의 사외이사만을 둔다. 현재 국민은행 4명의 사외이사와 하나은행의 사외이사 6명자리가 상황에 따라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금융당국의 규제에 대해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는 “정책당국의 감독은 은행의 자율성을 강조해주면서 책임성도 강화하는 방안으로 가는 게 맞다”며 “세부적인 내용까지 꼼꼼히 규제하다보면 금융업의 발전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어렵게 모범규준을 마련한 만큼 당분간 어렵더라도 바뀐 제도가 정착할 때까지 유지해 나가야 전문가 후보군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지배구조도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
뉴스웨이 송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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