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 신규 투자 1조1000억원에 불과
정부와 대기업간 투자간담회가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세계 경제 악화에 따른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신규 투자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정부에서도 실질적으로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낼 만한 방법이 없어 보여주기식 행사에 그친다는 지적에서다.
올해 역시 산업부는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갖고 투자를 독려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일 서울 중구 플라자 호텔에서 주요기업 투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는 연초에 정부가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고 기업은 올 한 해 투자와 고용계획을 밝히는 자리로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연례행사다.
30대 그룹 투자간담회라고 불렸던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주요기업 투자간담회로 명칭이 변경됐다. 올해 착수 예정인 주요 프로젝트별로 투자규모를 추산한 것.
산업부에 따르면 16개 기업은 올해 총 34조4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착수한다.
하지만 이 중 새로 발굴된 프로젝트는 1조1000억원. 나머지는 기존에 계획됐던 투자다. 실제 지난해 10월 투자간담회에서 발굴돼 올해 착수하는 사업 규모는 22조4000억원으로 올해 총 투자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투자활성화 대책 등 범정부차원에서 발굴된 현장대기 프로젝트도 10조 9000억원에 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의 수도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 1월 열린 30대 투자간담회에는 29개 기업이 출석했지만, 올해에는 17개 기업이 참여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계획을 밝히기 꺼리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올 한해 기업이 집행할 투자계획을 밝혀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을 불어넣어 줄 수밖에 없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하지만 산업부는 예년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기업이 느끼는 애로사항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지보수 비용 등 회계상에 잡히는 투자계획을 제외한 실제 투자규모를 밝힌 것이라 규모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올해 착수되는 사업은 공장 신·증설 등 그린필드형 투자로 유지·보수, 연구개발(R&D) 투자, 부지매입 등의 투자는 제외됐다.
윤 장관은 이날 기자와 만나 “기업의 주요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애로사항 중심으로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그렇다고 해서 기업 투자 규모를 추산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2012년, 2013년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30대 그룹 투자계획을 집계했지만 작년 10월부터 방식이 달라졌다”며 “실질적으로는 30대 그룹이 연초 투자하겠다는 금액을 이행했는지, 안 했는지에 대해 정부가 점검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부터는 기업 단위 주요 프로젝트별로 접근 방식을 변경했다”며 “개별 프로젝트를 점검해 어떤 애로사항을 가졌는지 파악해 이를 해소해 주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은경 기자 cr21@
뉴스웨이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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