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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버터 춘추전국시대’···하얀국물 라면은 다 어디갔나?

‘허니버터 춘추전국시대’···하얀국물 라면은 다 어디갔나?

등록 2015.03.03 13:43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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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의 ‘꼬꼬면’으로 하얀 국물 라면 돌풍을 몰고 왔던 전례와 비슷
팔도, 한국야쿠르트에서 분사 했지만 인기 시들하며 적자 기업으로 둔갑

허니버터칩허니버터칩

허니버터칩 열풍 이후 꿀과 버터로 맛을 낸 스낵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허니버터칩의 빈 자리를 노리고 제과·유통업계가 너도나도 연이어 ‘허니’ 스낵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열풍은 과거 팔도 ‘꼬꼬면’ 이후 라면시장에 ‘하얀 국물’ 열풍이 일었던 전례와 비교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끈 튀 출시된 허니 맛 스낵만 10여개에 달한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이후 올초 ‘허니통통’과 ‘자가비 허니마일드’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 ‘허니콘팝’, ‘구운감자 허니치즈를’ 내놨다. 해태 모기업인 크라운제과도 ‘돌풍감자 허니치즈맛’을 출시했다.

생산라인 증설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다른 스낵에 원조 허니버터맛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달콤한 과자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허니버터 스낵이 인기를 끌자 농심은 지난해 12월 ‘수미칩 허니머스터드’를 출시했다. 이후 올해 들어 롯데제과 ‘꿀먹은 감자칩’·‘꼬깔콘 허니버터맛’, 오리온 ‘오!감자 허니밀크’, 오뚜기 ‘허니 뿌셔뿌셔’ 등이 줄줄이 시장에 나왔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도 꿀과 버터로 맛을 낸 자체상표(PB) 간식을 잇달아 선보이며 꿀 바르기 경쟁에 가세했다.

지금까지 출시된 상품은 ‘케틀칩 허니앤버터’(홈플러스), ‘달콤버터 왕감자’(롯데마트), ‘리얼 감자스틱 스위트허니’·‘허니샤워 팝콘’(씨유), ‘허니버터 감자스틱’(세븐일레븐) 등이다.

스낵뿐 아니라 ‘부드러운 허니크림 치즈라떼’(세븐일레븐), ‘허니버터 그릴바’(씨유), ‘허니버터 토스트샌드’·‘허니버터 웨지감자’(미니스톱) 등 다양한 형태로 꿀을 접목한 PB 먹거리가 나왔다.

꼬꼬면꼬꼬면

수량은 많지 않았지만 2011년 당시 꼬꼬면은 출시 직후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고 이에 관련 업계들이 앞다퉈 하얀 국물의 유사제품을 쏟아 냈다.

닭고기 육수와 청양고추로 맛을 낸 하얀 국물의 꼬꼬면은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60억원을 기록했고 하루 주문량만 50만개에 달할 만큼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다.

동네 슈퍼와 편의점은 물론 대형마트에서도 꼬꼬면 품귀현상이 빚어졌고 업계에서는 꼬꼬면의 뒤를 이어 부랴부랴 하얀 국물 라면을 잇달아 출시했다. 최근의 허니버터 스낵의 열풍과 비슷하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11년 ‘꼬꼬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라면과 음료 브랜드에 주력하기 위해 ‘팔도’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 독립하며 500억원을 투자해 라면공장을 증설하기까지 했다.

밀려드는 꼬꼬면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수천억원이 넘는 투자를 감행하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불과 1년 남짓 만에 하얀 국물 라면 시장의 거품까지 빠지면서 실패한 투자로 끝나고 말았다.

하얀 국물 라면시장은 2011년 후반까지 큰 인기를 끌었지만 2012년 들어 급속하게 퇴조했기 때문이다.

당시 생산능력 확충과 설비 증설이 시급했던 팔도는 자체적으로 재무부담을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모기업 야쿠르트에 부담을 안기기도 했다.

또한 2011년 매출액 1221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을 기록한 팔도는 법인분리 이후 2012년 매출 3361억원, 영업손실 252억원, 순이익 567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매출 3236억원, 영업손실 189억원, 순손실 366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2011년 당시 꼬꼬면 매출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며 분리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되고 있다.

현재 팔도는 비빔면과 왕뚜껑, 식혜, 뽀로로음료 등 주력 브랜드에 집중하며 흑자 전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 하얀 국물 라면은 삼양식품의 ‘나가사끼 짬뽕’을 제외하고 모두 추억 속으로 사라지거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A대형마트에 따르면 한때 전체 라면 매출의 25% 이상까지 올랐던 하얀 국물 라면 매출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4%대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나마 명분을 이어오고 있는 나가사끼 짬뽕도 월 매출 5억원 내외를 기록해 라면 시장 부동의 1위인 신라면(월 매출 400억원 대)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허니버터칩’ 출시 이후 꿀이 첨가된 상품 출시가 꾸준히 이어지는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꼬꼬면 등 하얀 국물 라면 실패 전례가 있어 무리한 공장 증설 등의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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