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부사장은 22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땅콩 회항’ 사건 2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는 선고와 동시에 실형 복역이 중단되기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은 바로 귀가하게 됐다.
수의에서 사복으로 갈아입은 조 전 부사장에게 수십명의 취재진이 접근했다. 석방 소감을 묻는 질문이 이어졌고 수십개의 카메라 플래시가 조 전 부사장을 향해 터졌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한항공 임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은 조 전 부사장을 취재진으로부터 막는 것에 바빴다. 이 모습은 조 전 부사장이 승용차에 올라 귀가할 때까지 계속 됐다.
조 전 부사장에게 접근한 취재진은 국민의 눈과 귀의 역할을 대신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질문과 시선을 정면으로 무시했다는 것은 국민의 관심을 스스로 저버리겠다는 행동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조 전 부사장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 진심으로 반성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국민을 대신해 현장에 나온 취재진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고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사과 메시지를 남겼어야 한다. 그래도 국민들은 용서를 할까 말까 하는 상황이다.
혹자는 오랜 복역으로 조 전 부사장의 몸 상태가 나빠졌기에 심경 표현을 할 수준이 못됐다고 해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과 조 전 부사장의 ‘갑질’로 실망감을 받은 국민들의 상처를 감안하면 몸 상태가 나빴더라도 머리를 조아렸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오늘 조 전 부사장이 보여준 행동 때문에 국민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싸늘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들은 복역 이후 달라진 조 전 부사장의 모습을 원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사건을 보는 눈과 들을 귀를 갖고 있다면 안방에서 숨어 지낼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향해 통렬한 사과를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먼저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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