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대응조직만 4~5개···업무중복 등 비효율청와대도 정부도 ‘폭탄 돌리기’··· 사라진 구심점세월호 ‘판박이’···책임·권한부여 없이 해결 난망
현재 메르스 사태에 대한 대응을 맡은 정부 조직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끄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이 책임자인 범정부메르스대책지원본부, 민관 합동대응 태스크포스(TF) 등 3개다.
여기에 청와대 비서실 차원에서 꾸려진 긴급대책반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구성된 전문가 중심의 즉각대응팀도 있다.
메르스가 국지적 차원을 벗어난 재난이기 때문에 대응 조직이 여러 곳에 구성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지만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진 이들에게 업무적 효율성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초기 대응 단계에서부터 지역별 방역, 확진 및 격리조치, 해외로부터의 바이러스 차단 등 해결이 시급한 업무가 산적해 있음에도 이들 조직은 일사불란한 운용이 아니라 닥치는 대로 일을 처리하는 미숙함을 노출하며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이를 한 번에 총괄할 부서나 조직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분명한 책임과 권한을 가진 컨트롤타워의 존재가 모호해지면서 재난 대응과 사태 수습, 향후 재발방지 대책 마련까지의 과정을 구축하는 것이 이번에도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최고 책임자와 컨트롤타워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상황이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각기 역할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8일 “분야별로 컨트롤타워를 세워 세 본부가 각자 맡은 일을 하고 있다”며 “국무총리 대행이 컨트롤타워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6일까지 해외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온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으로서는 갑작스레 책임자로 지목된 것이 당황스런 기색이다. 그는 급한 대로 현장 방문과 관계부처 회의 등을 주재하고 있지만 전면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대응조직 중 한 곳을 맡고 있는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도 컨트롤타워로 보기는 사실상 어렵다. 사태 초반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 뒤늦게 본부를 구성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300만명 비상’ 논란 속에 여론의 뭇매만 쏟아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관련 부처를 질타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지만 최고 책임자로서의 위치로는 애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없이 정부의 책임만 추궁하는 박 대통령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더구나 청와대는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박 대통령 방미 일정을 재검토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희 기자 allnewone@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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