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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과잉 아니다”···유일호 국토 장관 오판하나

[포커스]“주택 공급과잉 아니다”···유일호 국토 장관 오판하나

등록 2015.08.25 06:55

수정 2015.08.25 07:13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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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도 24만여가구 쏟아져···2~3년 뒤 입주폭탄 대비 골든타임 놓치나

“주택 공급과잉 아니다”···유일호 국토 장관 오판하나 기사의 사진

“주택 공급 과잉에 대해서는 모니터링 중입니다. 그러나 나중에 큰 문제가 생길 만큼 공급 과잉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주택 공급과잉 우려에 대한 본지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분양 비수기인 여름철 휴가시즌에도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 물량을 쏟아내는 바람에 동탄2, 김포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주택 분양 상황이 크게 악화되고 있음에도 아직 대책을 내놓거나 정부차원의 액션을 취할 단계가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있는 지역이 지금껏 분양 시장을 호황기를 이끌었던 동탄이나 김포, 용인 등 택지지구나 신도시 지역이라서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앞으로 올해말까지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으로 토해낼 공급물량이 어마어마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일호 장관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등 오판하고 있어 정부가 나서 밀어내기식 분양에 혈안이 돼 있는 업계를 진정시켜 미래의 자산가격 하락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9만여가구가 분양됐고 하반기에는 24만여가구가 분양 될 예정이다. 부동산114가 분양실적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분양 폭탄'이 절정에 이르면서 종전까지 1순위 마감이 이뤄지던 곳에서 청약 미달과 미분양도 증가하고 있다.

건설사들도 위기설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계획된 물량은 모두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물들어 올 때 노 젓 는다'는 말처럼 시장이 좋을 때 수익을 올려야 하는 게 기업의 어쩔수 없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올해 저금리와 전세난, 청약제도 개편 등의 호재로 분양시장이 호전 됐지만 이런 분위기가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도 박근혜 정부까지만으로 보고 있다. 예정된 물량을 소화할 계획"고 말했다. 대형건설사들은 올해 3만가구를 넘게 분양하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주택 청약미달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전국 87개 단지 가운데 미달을 기록 한 단지는 29개에 달했다. 아파트 단지 3곳 중 1곳이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한 셈이다 .

수도권에서도 청약미달 단지가 6개에 달해 올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지 난달에는 '분양 불패' 신화를 써가던 동탄2신도시에서도 청약미달 단지가 나와 충격을 줬다. 부영이 분양한 '동탄2신도시 부영 사랑으로'는 전체 718가구 가운데 188가구가 미달됐다.

SK건설이 인천 서구 당하동에 공급한 '검단 SK뷰'는 530가구 모집에 17명만 신청해 최종 경쟁률이 0.03대 1에 그쳤고, 용인시 서천동에 짓는 '용인마북신원아침도시'는 0.04대 1을, 화성시 남양읍의 '화성송산그린시티휴먼빌'은 0.42대 1을, 포천시 군내면 의 '포천아이파크'는 0.82대 1의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주택 전문가들은 아직은 실수요자들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먼저 털고보자는 식의 건설사들의 물량공세가 이어지면 공급과잉 우려는 바로 현실화 될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정부의 가계부책 감소 대책이 가수요는 물론 실수요자들 마저 주택시장을 외면하게 만들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유일호 장관이 “나중에 큰 문제가 될만한 사안이 아니다”라는 안이한 인식에 따른 무대책으로 훗날 부메랑으로 작용해 단기적으로 시장 전체를 위축시키고 중장기적으로 2~3년 뒤 입주시기에 매물폭탄으로 돌아와 주택 가격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잘나가던 신도시에서 미분양이 가장 많이 늘고 있다. 공급과잉과 고분양가에 따른 분양물량 적체현상이 일부 현실화되고 있다고 봐야한다. 가수요가 급속히 줄고 있다는 의미”라며 “가계부채 대책이 시장에 점진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자정능력을 사실상 상실한 건설업계에 대해 물량 공급을 자제할 수 있도록 선제적 차원에서 정부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해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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