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 침체 속에서 장안기차·장성기차 판매량 급증현대기아차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세···신차 투입 앞당겨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가 ‘폭풍성장’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차로 자동차 업계의 샤오미로 성장하고 있는 토종 브랜드에 밀려 힘을 못쓰고 있는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토종 브랜드인 장안기차는 올해 1~7월 자국 시장에서 44만6000여대를 팔아치우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53.4% 급증했다.
또 다른 중국 토종 브랜드 장성기차 역시 같은 기간 39만4000여대를 팔아치면서 31.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장안기차·장성기차 등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7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의 판매량은 30만4000여대로 전년 대비 11%가량 상승했다.
지난 7월 승용차 기준 중국 자동차산업수요는 총 123만5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토종 브랜드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차의 올해 1~7월 중국 시장 판매량은 56만4389대로 지난해 대비 10.9% 줄었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33만3165대를 팔면서 6.3%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 감소는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5월까지는 8~10%대의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6월들어 7%대로 떨어졌다.
중국 토종 브랜드의 성장은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글로벌 합작 업체 대부분이 겪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일기폭스바겐은 지난 7월 10만858대를 판매하면서 1위를 차지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29% 감소했고, 상하이폭스바겐은 9만9703대를 판매해 25% 줄었다. 상하이GM도 9만2085대를 판매해 24%가 줄었다.
글로벌 업체들의 각축장이었던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합자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 경영진을 전면 교체한 것도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단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사천현대기차 담도굉 판매담당 부사장을 중국전략담당, 현대위아 공작·기계·차량부품사업 담당 이병호 부사장을 북경현대기차 총경리, 기아차 기획실장 김견 부사장을 동풍열달기아 총경리로 임명하는 반짝 인사를 단행했다.
또한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달부터 투싼·스포티지 등 중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SUV 모델들에 대해 가격 인하를 단행하면서 판매촉진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노후화된 모델에 대한 신차 투입을 앞당기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을 다음달 초 중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며, 기아차 역시 신형 K5와 신형 스포티지의 출시 시기를 앞당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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