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설문 대상 1082명 중 59%는 자신이 ‘흙수저’에 속한다고 답했다. ‘금수저’는 2.5%에 불과했다.
특히 이들 중 63.8%는 본인이 노력하더라도 계층 이동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으며 ‘절대 불가능하다’고 답한 인원은 26.6%였다.
씁쓸한 결과다. 분명 세상은 불공평할수 있다. 부모의 권력과 부가 자연스럽게 상속되는 사회에서 태어날 때부터 계급 아닌 계급이 정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모른다. 다만 불평등 자체를 옳고 그름으로 나누기는 조금 무리가 있다.
지난 12일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엥거스 디턴 교수는 2013년 발간한 저서 ‘위대한 탈출’을 통해 “경제 발전이 불평등을 가져오지만 이는 또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론의 여지가 있지만 분명 ‘개천에서 난 용’들에게 불평등은 삶의 중요한 원동력이다. 다만 최근 청년구직난은 이들의 발목을 붙잡고 다시 개천으로 끄집어 내리고 있다.
청년 고용절벽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노동개혁은 다른 사안에 밀려난 지 오래다. 대기업 위주의 채용구조를 조정하고 건강한 일자리를 만들겠다던 정치인들의 외침은 메아리가 돼 정처 없이 떠돌고 있다.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는 학생들.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의 직장을 얻기 위해 뛰어다니는 사회초년생들. 자신을 ‘흙수저’라 부르는 이들은 가난의 원인을 게으름이라 생각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이제 사회는 청년들에게 부모의 가난마저 원망하며 살아가라 한다. 부모님은 수저가 아니다. 이 세상은 어디까지 청년들에게 책임을 떠넘길 셈인지 궁금하다.
세종=이승재 기자 russa88@
뉴스웨이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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