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2~3년 후 경기하락 부메랑 될 ‘독’해외입지 하락 더해 건설사 실적 하락 예상도
분양물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의 각종 부동산대책으로 분양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건설사들은 ‘물들어올 때 노 젖자’는 식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27일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2012년 20만175가구, 2013년 19만7729가구로 10만 후반대에서 20만 턱걸이를 했던 분양물량이 2014년 들어서는 26만9866가구로 껑충 뛰었다.
특히 올해에는 민간 건설사들의 분양물량만 30만8337가구가 쏟아질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14.3% 많은 양이다. 여기에 공공분양까지 더하면 올해 신규분양물량만 40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만해도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이 8만7955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133.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 들어 월별 최대 규모로 최근 3년(2012~2014년) 9월 평균 물량(4만1270가구)에 비해서도 두 배 넘게 많다.
이같이 한꺼번에 공급량이 늘면서 업계에서는 공급과잉에 따른 부동산 경기하락이 되풀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급과잉에 미분양 물량이 늘면서 수급불일치로 집값이 하락, 수요자들도 관망세를 보이며 거래까지 증발해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시장은 이미 이상신호를 보내고 있다. 분양시장 활황의 여파로 올해 월별 주택거래량은 많게는 두 배 이상 지난해 거래량을 압도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주택거래량은 8459건을 기록 올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거래량이 줄었다.
줄어들던 미분양 주택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 미분양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9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2524가구로 전월보다 2.6%(826가구) 늘었다.
업계에서는 과잉공급에 따른 국내경기 악화와 더불어 해외시장 불안으로 2~3년 뒤에는 건설사들의 실적 악화가 잇따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시장에 안주해 해외시장을 등한시하면서 중국·일본 등 경쟁국에 입지를 뺏겨 해외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서다.
실제 경쟁국인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을 무기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한국의 건설기업들을 밀어내고 있다. 일본은 제로금리에 가까운 이율로 신흥국에게 금융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키우면서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국과 일본이 경합을 벌인 끝에 중국이 따낸 인도네시아 고속철도공사 사업 등 일부 해외수주 경합에 우리 건설사들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고 있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잉공급 상태인데도 건설사들이 현재 분위기가 좋으니 후일을 생각 안 하고 미뤄내기 분양을 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해외에서의 경쟁력악화와 과잉공급 문제가 복합적으로 건설경기 악화를 이끌 것이라는 데 크게 공감한다”고 말했다.
김영곤 강남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제성장률 3%대라고 얘기하지만, 실질 성장률은 이보다 낮을 것이고 내년에는 더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건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며 “이같은 저성장 기조에서 수익성이 낮은 건설업을 정부가 더 밀어줄 명분이 없다. 지난해와 올해 건설사들의 미뤄내기 분양은 분명이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정부가 건설 경기를 견인할 더 이상의 카드가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기술력 부족에 따른 해외건설경기 악화, 공급과잉에 따른 국내시장 분위기 하락으로 전체적인 건설경기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서승범 기자 seo6100@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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