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안전성·세수확보에 지장 생길 것”···LPG업계 “문제없다” 반박
11일 업계에 따르면 렌터카와 택시의 LPG 중고차를 일반인에게도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국회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초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지난 4일 여야의원을 대상으로 LPG의 안전관리·사업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국회 파행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이번주 국회가 정상화됨에 따라 다음주 중 법안 심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찬열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7월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운행한 지 5년이 지난 중고 LPG 택시와 렌터카를 일반인이 살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개정될 경우 사실상 모든 LPG 중고차에 대한 거래 제한이 풀린다. 장애인·국가유공자가 보유한 LPG차에 대해서는 지난 2011년 등록 5년이 지나면 일반인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법안이 개정된 바 있다.
정치권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는 법안 개정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막판까지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물론 당사자인 LPG업계는 적극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몇 년 사이 LPG차 감소와 함께 위기를 맞은 업계는 정부에 규제 완화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업계가 추산한 국내 LPG차 등록대수는 2015년 현재 230만대로 2010년의 246만대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LPG 사용량 역시 2009년 929만톤에서 지난해 784만4000톤으로 대폭 감소했고 올해도 사용량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입장에서는 규제 완화로 LPG 연료의 수요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산업부와 정유업계에서는 LPG 연료의 안전성과 세수확보를 문제점으로 들어 개정안을 탐탁찮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LPG가 가스누출과 폭발·화재 등 대형사고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행기간이 5년 이상 된 택시와 렌터카가 일반인들에 보급될 경우 폭발과 사고에 대한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LPG 연료에 붙는 세금이 휘발유나 경유보다 적은 만큼 세수확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상 휘발유에는 리터당 475원, 경유는 340원, LPG는 252원의 세금을 적용한다. 특히 LPG 사용량의 약 70%를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사용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도 안전성 문제로 가스차량의 터널 진입을 규제하는 추세”라면서 “택시기사들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지만 일반 시민들은 불편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며 그만큼 사고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세금 조정 없이 연료사용 제한을 완화한다면 제품간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일반인에 대한 LPG차를 허용할 경우 세수감소를 초래하며 나머지는 국민의 세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찬열 의원을 비롯한 LPG 측 진영도 반발하고 나섰다. 세제를 관장하는 기획재정부와 교통 안전을 관리하는 국토교통부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힌 마당에 안전성과 세수를 문제로 개정을 반대하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정비와 관리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전혀 문제가 없을뿐더러 기존에도 중고 택시와 렌터카가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에 판매돼 왔기 때문에 안전을 논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LPG 연료에 붙는 세금과 관련해서도 휘발유와는 차이가 크지만 디젤 연료와 비교한다면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디젤 자동차의 연비가 리터당 17km 정도로 높아졌고 LPG차는 약 9km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결국 내는 세금은 똑같다는 분석이다.
LPG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5년이 지난 LPG차는 가솔린차로 개조해 해외로 수출하고 있으며 버스의 경우에도 폐차시 주행거리는 수백만km에 달한다”면서 “안전을 문제 삼아 LPG 연료 규제 완화를 반대한다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11일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제11회 LPG의 날’ 행사에 참가한 노영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은 “LPG 규제 완화는 여야의원 모두가 찬성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산업부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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