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프로그램이 눈길을 사로잡는가 하면, 단짝 친구같은 예능이 그 자리를 지키느라 애쓰기도 했다. 지상파 3사는 다양한 도전을 통해 경쟁과 상생을 이어갔다. 그러나 시청자는 냉정했다. 재미있는 프로그램에는 열광했지만, 그렇지 않으면 철저히 외면했다.
MBC는 올해 가장 크게 웃었다.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을 다수 선보였고, 이는 대부분 풍작을 거두었다. 또 ‘복면가왕’, ‘마이리틀텔레비전’ 같은 효자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는데 성공하며 예능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물론 목요일 예능 부진은 끊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위대한 유산’을 다시 한 번 편성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처럼 MBC 예능은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위기 속에서도 간판 예능을 고수하며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새로운 자리잡게 만들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 파일럿 성공 일군 효자 ‘복면가왕’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던 ‘복면가왕’은 그야말로 효자 중의 효자다.
설 특집 방송 당시 EXID 솔지가 우승을 차지했고, 솔지는 그야말로 떴다. 멤버 하니의 그늘에 가려졌더 솔지이지만 반전의 주인공이 되며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복면가왕’의 성공 요인은 발상에 있다. 사실 MBC가 그동안 여러시즌에 걸쳐 해왔던 ‘나는 가수다’와 포맷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파워풀한 가창력을 지닌 가수가 앞다투어 출연하고 방청객 혹은 패널은 그 무대를 보며 감동한다. 또 그가 지닌 사연에 귀기울이기도 한다.
가면이라는 소품 하나로 모든걸 새롭게 할 것이라는 아이디어는 프로그램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후 ‘복면가왕’은 MBC 일요일 예능 터줏대감 ‘일밤’ 속 코너로 자리잡으며 동시간대 방송 중인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2일’을 위협하는 대항마로 떠올랐다.
배우, 가수, 방송인, 개그맨, 스포츠선수 할 것 없이 편견을 깬다는 의미까지 더해져 현재 승승장구 중이다.
◆ ‘마이리틀텔레비전’ 역발상 콘텐츠의 성공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대표적인 덕후 예능이다.
인터넷 플랫폼에서 자리잡았던 1인 방송의 콘텐츠를 차용해 파일럿으로 방송되었던 ‘마리텔’이 이토록 인기를 얻을 줄 몰랐다.
이 프로그램의 경쟁력은 콘텐츠에 있다. 지상파 방송이 인터넷 방송의 장점을 품는다는 역발상을 통해 시도한 과감한 시도가 주요했다고 볼 수 있다. 요리, 리폼, 정보전달, 노래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스타들이 실시간으로 시청자, 네티즌들과 소통하며 펼치는 방송은 익숙하다. 그러나 이를 하나로 엮는 방식이 참신하다.
백종원이 생활밀착형 레시피로 인기를 얻었으며, 추억 속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 만화가 이말년 등은 방송을 통해 큰 인기와 호응을 얻었다. 이후 ‘마리텔’은 ‘2015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방송영상산업발전유공 예능 부문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거머쥐며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 MBC 예능 간판 ‘무한도전’, 10년 바라본다
‘무한도전’을 제외하고 MBC 예능을 논할 수 있을까.
내년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무한도전’은 급변하는 지상파 예능 시장 속에서 꾸준히 자리를 지켜온 예능 강자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어느 때보다 변화가 심한 ‘무한도전’이었지만 그들 만의 지혜로 고비를 잘 넘겼다.
식스맨 프로젝트를 통해 제국의 아이들 광희를 영입했고, 이후 6인 체제로 자리잡는데는 김태호 PD의 공이 컸다. 방송계를 주름잡는 예능 선배들 틈에서 광희가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을 터. 김태호 PD는 광희를 배려해 그가 프로그램에 그만의 캐릭터로 자리잡는데 힘을 실었다.
뿐만아니라 굵직한 프로젝트도 성공했다. 2년에 한 번씩 치르는 가요제를 무사히 마쳤으며,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러나 이내 그림자가 드리웠다. 정형돈이 활동을 중단했고, 이에 다시 5인이 된 것. 이로인해 노홍철과 길의 복귀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는 등 반응을 살피는 모습이다.
KBS는 비교적 새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했다. 물론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용감한 가족’, ‘두근두근 인도’, ‘나를 돌아봐’ 등 새 예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과 만났다.
‘미녀와 야수’, ‘작정하고 본방사수’ 등 시청률과 무관하게 신선한 포맷으로 의미를 지닌 프로그램도 있었다. 하지만 해당 포맷을 개발시키지 못하고 곧장 폐지시켜버리는 등 안주를 택한 KBS였다.
◆ ‘개그콘서트’ 시청률 10%대 붕괴, 위기론
KBS 한 해 농사 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장수 간판 스탠딩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다.
‘개그콘서트’는 1999년 첫 전파를 타 800회 넘게 시청자들과 만나며 스탠딩 코미디 프로그램의 자존심을 지켜온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시청률이 점점 하락하더니 9%대로 추락했다. 10%대가 붕괴된 것.
이후 ‘개그콘서트’는 위기론에 휩싸였고, 자기 복재와 소재 고갈의 한계와 마주한 것이 아니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나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 빅리드’가 조금씩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비춰봤을 때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 ‘해피선데이’ 꾸준한 사랑, 효자노릇 톡톡
KBS 효자 콘텐츠는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2일’이다. 10주 넘게 동시간대 1위를 지키며 시청자들에게 잔잔하게 사랑받아온 ‘해피선데이’는 시청률 10%대를 웃돌며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적절한 순환 구조는 유효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가족은 바통을 터치하며 자리를 바꿨고 이는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반면 ‘1박2일’은 철저히 ‘1박2일’ 다운 웃음으로 승부했다. 8년 여행 내공은 살리되, 새로운 경험에 초점을 맞춰 웃음을 줬다.
2편에 계속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ssmoly6@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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