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시아 국가의 레버리지 관리 중요성을 역설해 눈길을 끌었다.
이 총재는 1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5년 BOK-IMF 컨퍼런스’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들은 디레버리징 과정을 거친 반면 한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레버리지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성장둔화라는 소위 G2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신흥시장국의 레버리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레버리지 현황과 이와 관련된 위험요인들을 진단하고 효과적인 정책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들은 디레버리징 과정을 거친 반면 한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레버리지가 계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주요 선진국이 전례 없는 양적완화정책으로 글로벌 유동성을 풍부하게 공급한 데다 아시아 각국도 자국의 금융상황을 크게 완화시킨 데 주로 기인한다는 게 이 총재의 진단이다. 낮은 금융비용과 용이한 금융이용 여건 하에서 레버리지가 높아졌다는 것.
이에 이 총재는 “레버리지가 기초경제여건에 비해 지나치게 상승하면 경제주체들의 채무부담을 증대시켜 오히려 소비나 투자 등 경제활동을 제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심할 경우에 차입자나 금융기관의 신용리스크를 높여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해치거나 국가신인도를 떨어뜨릴 수 있으며 이 경우 실물경제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 국가의 통화정책이나 금융상황에 변화가 생기면 다른 국가도 작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고 것.
이에 이 총재는 “앞으로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해 세계적으로 금융완화의 정도가 점차 줄어들면서 국제금융여건이 지금까지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민간 경제주체와 정책당국은 레버리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더욱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총재는 금융기관은 신용 공급시 차입자에 대한 심사기능을 강화하여 레버리지의 양적, 질적 개선을 꾀해야 하고, 자금 조달시 안정성이 높은 자금을 확보해 국내외 금융상황이 변할 경우 받게 될 충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총재는 “정책당국은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을 활용하여 레버리지의 지나친 상승을 억제해야 할 것”이라며 “비효율적인 기업이 존속하면서 레버리지만 상승시키는 일이 없도록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 결정 시에도 레버리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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