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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VS현대차’···협력이냐 경쟁이냐?

‘삼성VS현대차’···협력이냐 경쟁이냐?

등록 2015.12.11 15:19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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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2위 두그룹, 스마트카 시장에서 정면대결삼성의 전장사업 진출과 현대차 반도체개발 박차두그룹의 주력 사업 경쟁은 2000년 이후 15년만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쟁은 물론 협력도 필요

현대자동차가 ‘2015 창조경제박람회’ 부대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 도심 한복판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선행기술을 시연하는 행사를 실시했다. 사진=현대차 제공현대자동차가 ‘2015 창조경제박람회’ 부대 행사의 일환으로 서울 도심 한복판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선행기술을 시연하는 행사를 실시했다. 사진=현대차 제공



삼성과 현대차가 스마트카 시장에서 맞붙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그룹이 주력 사업에서 경쟁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조직 개편을 통해 스마트카 전장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전장은 차량에 들어가는 모든 전기·전자·IT 장치를 말한다. 차량용 반도체, 텔레매틱스, 중앙정보처리장치(CID), 헤드 업디스플레이(HUD) 등이다.

삼성은 스마트카 시대의 도래가 빨라지면서 자동차 전장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자 직접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차제를 직접 만들지 않지만 전장을 통해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에 올라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세계 5위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는 스마트카 시대에 맞춰 삼성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이 현대차의 주력인 자동차 분야에, 현대차는 삼성의 주력인 반도체 분야 육성에 나선 것이다. 재계 1,2위를 다투는 두 그룹이 주력 사업에서는 정면 승부를 벌이는 것은 2000년 이후 15년만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와 오랜 라이벌 관계였고 여전히 그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기아자동차, 대우자동차 등이 과거의 라이벌이었지만 기아차는 현대차그룹이 인수했고, 대우차는 과거의 위상을 잃었다.

그룹 차원에서는 삼성과 현대가 과거 반도체, 자동차 사업에서 직접 대결을 벌인 바 있으며 결과는 1승1패였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는 1980년대 초반 나란히 반도체 시장에 진출해 선의의 경쟁을 이어갔지만 외환위기 시절 반도체빅딜이 이뤄지면서 현대그룹이 철수했다.

반면 삼성은 삼성자동차(현 르노삼성자동차)를 설립하고 현대차가 장악하고 있던 자동차 시장에 의욕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외환위기의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2000년에 결국 철수한 바 있다.

1승1패를 주고받은 두 그룹은 한동안 서로의 영역을 대체로 침범하지 않았지만 스마트카 시장에서 또한번의 정면승부를 펼치게 된 것이다.

삼성이 스마트카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신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구글 등의 IT업체들도 일찌감치 스마트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자동차가 단순한 운송수단에서 움직이는 컴퓨터로 발전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특히 자율주행기술 등 미래 자동차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기술들은 IT 기술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애플과 구글은 각각 2019년과 2020년에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현대차도 최근 출시한 제네시스 EQ900에 초기 단계의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했고, 2020년에는 보다 진일보한 자율주행기술을 내놓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삼성과 현대가 맞붙을 전장 사업도 바로 자율주행기술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DS(반도체·부품)사업부문에서 관장하도록 했는데 이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설계 전문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을 통해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다. 현대오트론이 반도체칩의 개발과 설계를 담당하고 생산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은 완성차가 아닌 전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고 현대차도 전장 사업보다는 완성차가 주력인 만큼 오히려 협력을 통해 윈윈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삼성보다 한발 앞서 스마트카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LG전자는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각종 전장 부품 공급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카 전장 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차 입장에서도 자동차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갈수록 늘어나는 전자부품을 모두 직접 만들기에는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업게 관계자는 “IT 업체들은 물론 완성차 업체들도 글로벌 스마트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며 “삼성과 현대차도 경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일정부분에서는 협력할 필요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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