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채권단에 SPP조선의 주채권은행을 수은으로 지위 이전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수은이 SPP조선의 신용공여액이 약 1조600억원으로 채권단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주채권단은행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날 “공문은 채권단에 보내면서 사본첨부 형식으로 보낸 것이지 금감원에 지위 이전을 요구하는 공문을 따로 보낸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SPP조선이 다음 달 매각을 걸쳐 내년 주채무계열에서 빠질 것이 확실시 되는 만큼 사전에 채권단이 협의하자는 취지이다”고 설명했다.
은행업감독규정에는 수은이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을 맡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다. 이를 근거로 수은은 자율협약을 맺을 당시 지위가 아니었다.
하지만 SPP조선의 모그룹인 SPP그룹이 최근 계열사를 잇달아 팔면서 주채무계열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이에 우리은행이 SPP조선의 매각과 관련 M&A 작업만 마무리되면 주채권은행 지위를 수은에 넘기겠다고 나온 것이다.
하지만 수은 측은 “우리은행이 5년 이상 SPP조선의 주채권은행을 맡아오다가 관리 등의 부담이 생기니까 이제 와서 못 하겠다고 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하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이 같은 양 측의 갈등은 최근 RG(선수금환급보증)발급 문제 등으로 촉발됐다.
지난 15일 사천시 지역구 의원인 여상규 의원이 연 채권단 중재 간담회에서 수은 측은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인만큼 책임지고 RG발행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우리은행은 공동분담 조건을 내세우며 맞섰다.
결국 이날 중재회의는 양측 간 대립각만 확인한 꼴이 됐다.
이 문제는 다행히 지난 18일 우리은행이 SPP조선이 수주한 선박들에 대한 RG 발급을 결의하면서 일단락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수은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이미 수 차례 공언해온 만큼 다음주 채권단 회의에서 합의되지 않겠느냐”며 “이를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SPP조선과 관련 양측 간 갈등은 이제는 주채권은행 문제로 ‘제2라운드’를 맞은 모습이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junpark@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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