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 케미’라는 말이 있다. 남자배우끼리 투톱으로 호흡을 맞춰 발산하는 케미스트리(화학작용), 좋은 호흡을 뜻하는 말이다.
2015년 영화계는 남남 케미로 뜨거웠다. 천만관객을 돌파한 ‘베테랑’, ‘사도’릇 비롯해 ‘내부자들’ 등 다수의 작품에서 남자배우들간의 좋은 호흡이 관객들에게 호응을 이끌었다.
남풍(男風)이 거세게 불어닥친 2015년이었다. 이러한 남풍은 2016년에도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스크린을 주름잡는 남자배우들이 올해 대거 출격을 앞두고 있는 것. 천만배우 황정민, 최민식, 유아인, 송강호를 비롯해 강동원, 류승룡, 설경구 등이 만만치 않은 작품을 통해 거센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활발한 남자배우들의 활약 만큼이나 극장 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 ‘로봇,소리’ 이성민, 국민아빠 변신
올해 상반기, 먼저 맞붙는 배우는 누구일까. 극장가 대표 연기파 배우 황정민과 이성민이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과 ‘로봇, 소리’(감독 이호재)를 통해 맞대결 포문을 연다.
관객들에게 배우의 이름 석자 만으로 믿고 본다는 신뢰를 이끌어낸 두 연기 신이 2016년 상반기 뜨겁게 맞붙는다.
이성민은 연극과 영화를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왔다.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아우르며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인 그는 드라마 '미생'에서 오상식 과장 역으로 공감대를 끌어올리며 국민 멘토라는 별명까지 얻은 바 있다. 당시 임시완과 남남 케미를 선보이며 사랑을 받았다. 팀을 이끄는 상사와 신입사원 캐릭터의 조화는 공감대를 이끌었다.
전작인 드라마 '파스타', '골든 타임'에서 이션균과 찰떡 궁합으로 남남케미를 발휘한 바 있으며, '더킹 투하츠'에서 다정한 형으로 분해 이승기와 형제애를 과시한 바 있다. 그런 그가 1월 개봉하는 영화 '로봇, 소리'를 통해 국민 아빠로 변신한다.
'로봇, 소리'는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던 아버지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을 만나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성민은 10년 간 딸을 찾아 헤매는 아버지 해관 역을 맡아 절절한 부성애를 연기한다. 또 그는 '로봇, 소리'에서 국내 최초로 로봇인 소리와 이색 케미스트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로봇, 소리'에 참여한 배경에 대해 이성민은 "한국에서 흔치 않은 소재에 이야기까지 감동적이었다"라고 밝힌 이성민은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공감과 소통을 다시 한 번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버지와 로봇의 동행이라는 독특한 소재는 이성민 특유의 내면 연기와 만나 관객들을 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검사외전’ 황정민, 강동원과 펼치는 브로맨스
영화 '국제시장', '베테랑', '히말라야' 등을 통해 도합 3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지난해 활약한 황정민 역시 변신을 앞두고 있다.
황정민은 ‘신세계’에서 의리파 보스, ‘국제시장’에서 국민 아버지, ‘베테랑’에서 행동파 광역수사대, ‘히말라야’의 휴먼 원정대장까지 관객들의 동경심을 자극하고 때로는 가슴 깊숙이 내재한 눈물을 자극하며 관객들과 만났다.
황정민은 영화 '검사외전'(감독 이일형)에서 검사 변재욱 역을 맡았다. '검사외전'은 살인 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가 감독에서 만난 꽃미남 사기꾼과 손잡고 누명을 벗으려는 내용을 그린 범죄 오락 영화다.
그가 연기한 재욱은 거친 수사 방식으로 유명한 다혈질 검사로, 취조 도중 변사한 피의자 살인 누명을 쓰고 감독에 수감된 후 감옥 안에서 복수를 위한 반격작전을 개시한다.
배우 강동원이 꽃미남 사기꾼 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황정민은 '베테랑' 유아인과의 호흡을 통해 브로맨스에 강한 면모를 드러내며 천만관객을 동원한 바 있어 이번 영화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 ‘그날의 분위기’ 유연석, 솔직·발칙 매력남 변신
노련한 연기파 두 배우와 함께 뜨거운 젊은 피의 대결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케이블채널 드라마를 통해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두 배우가 맞붙는 것. 배우 유연석은 영화 ‘올드보이’를 통해 데뷔, 10년 동안의 무명시절을 거쳐 tvN 드라마 ‘응답하라1994’에서 야구선수 칠봉이 역으로 분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임시완 역시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연예계에 입문, tvN 드라마 ‘미생’을 통해 배우로 자리잡았다. 2016년 스크린을 주름잡는 청춘스타의 대결은 관객들에게 흥미를 일으킨다.
유연석은 ‘응답하라1994’에서 칠봉이 캐릭터로 여심을 공략하며 최고 인기남으로 떠올랐다. 당시 밀크남이라는 수식어를 탄생시키며 여성시청자들로부터 열렬한 사랑을 받은 유연석은 영화 ‘제보자’, ‘상의원’, ‘은밀한 유혹’ 등 스크린에서 연이어 작품을 선보이며 바쁘게 활약하고 있다.
그런 그가 영화 ‘그날의 분위기’(감독 조규장)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다. 2016년 첫 번째 로맨틱코미디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서 유연석은 자유연애, 오픈 마인드의 맹공남으로 변신해 여심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그날의 분위기’는 KTX에서 우연히 처음 만난 안 하는 거 참 많은 철벽녀와 맘만 먹으면 다 되는 맹공남, 그들이 하룻밤을 걸고 벌이는 밀당 연애담을 그린 로맨틱코미디 영화다.
극 중 유연석은 유능한 스초프 에이전트 재현으로 분해 여자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마성의 매력남으로 등장한다. 이번 영화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앞뒤 가리지 않고 맹렬하게 공격하는 맹공남으로 변신한 유연석은 하룻밤 연애도 사랑이라고 믿으며 마음만 먹으면 다 되는 작업 100% 성공의 쿨하고 자유분방한 훈남으로 변신했다.
특히 그는 영화에서 섬세하고 젠틀한 면모를 선보일 뿐 아니라 유쾌한 언변과 다정다감하고 로맨틱한 모습 등 다채로운 매력을 과시하며 여성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 ‘오빠생각’ 임시완, 전쟁 아픔 입은 군인 변신
'미생'을 통해 인턴사원 장그래로 분하며 아픔과 공감을 이끌며 아이돌을 벗고 배우로 자리잡은 임시완이 영화 '오빠생각'을 통해 전쟁 한복판 모든 것을 잃은 군인 한상렬 소위로 분한다.
영화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가운데 그 곳에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그린 감동대작이다. 이한 감독의 전작 '완득이'를 통해 관객의 주목을 받으며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유아인에 이어 영화 '변호인', 드라마 '미생'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임시완이 '오빠생각'을 통해 새로운 역할에 도전, 이한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임시완은 스크린 데뷔작인 영화 '변호인'에서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아가던 중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진우 역으로 부산 사투리를 비롯해 외혁적인 모습까지 1980년대 학생으로 변신, 송강호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앙상블을 선보이며 호평을 이끈바 있다.
이후 드라마 '미생'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는 청춘들을 대변하며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이후 임시완은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그런 그가 차기작으로 '오빠생각'을 선택했다.
'오빠생각'에서 군인 역에 처음 도전한 임시완은 치열한 전쟁 한복판에서 동료들을 이끌고 전투에 임하는 모습을 비롯, 부모를 잃고 홀로 남은 아이들을 만나 어린이 합창단을 만들고 그들을 통해 점점 마음의 치유를 얻는 모습까지 한층 성숙하고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지금껏 배워본 적이 없는 피아노 연주와 지휘 연습에 돌입한 것은 물론,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4,5개월 운동으로 체력을 다지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전에 볼 수 없었던 묵직한 남성미를 만들어냈다.
이에 연출을 맡은 이한 감독은 "임시완은 눈빛이 좋은 배우"라며 "성실히 작품에 임했고, 촬영이 진행될 수록 진짜 한상렬 소위를 보는 것만 같았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2016년 상반기, 남풍이 거세다. 이는 전초전에 불과하다. 가장 먼저 웃는 이는 누가될까. 또 올해 남풍은 영화계에 어떤 의미로 작용할까.
여성 관객들은 즐겁기만 하다. 이는 배역의 스팩트럼이 넓어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올해도 천만 영화가 줄줄이 탄생해 한국 영화시장이 확장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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