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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급한 두산, KAI 지분 전량 매각··· ‘울며 겨자먹기’ 블록딜

돈 급한 두산, KAI 지분 전량 매각··· ‘울며 겨자먹기’ 블록딜

등록 2016.01.11 11:11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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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주당 6만2500원에 4.99% 전량 처분··· 3046억원 조달매각 실패 위기감에 한화테크윈보다 10% 이상 할인가 적용박용만 회장 승부수 빛 바래··· “추가 현금조달 필요” 지적도

두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전량 매각에 성공하며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당초 희망했던 가격에 한참 밑도는 매각가로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여전히 추가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산은 100% 자회사인 디아이피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KAI 지분 4.99% 전량을 매각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매각가는 주당 6만2500원이며, 지난 8일 종가 대비 7.95% 할인된 가격이다.

앞서 또 다른 주주인 한화테크윈은 지난 5일 거래 종료 직후 보유 중인 KAI 지분 10% 가운데 4%를 시간외 주식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하지만 한화테크윈의 경우 주당 7만1700원의 가격으로 매각한 만큼 이보다도 10% 이상 하락 가격에 성사된 것이다.

이에 대해 두산그룹 측 관계자는 “한화테크윈의 블록딜 물량이 미달된 것을 감안했다”며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 위해 할인된 가격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두산그룹은 재무구조와 관련해 시장의 우려가 높아져 자금조달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때문에 지난해 공작기계부문 매각 추진에 이어 KAI 지분 매각을 통해 계열사 자금난 해소에 박차를 가하고자 했던 박용만 회장의 승부수가 빛이 바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두산의 주요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두산인프라코어는 ‘알짜계열사’로 꼽히던 공작기계부문 매각우선대상자로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 PE)를 선정했다. SC PE가 인수가격으로 제시한 금액은 1조36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KAI 지분 역시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 계획의 일환으로 작년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사안 가운데 하나다. 특히 KAI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1년 만에 시가총액이 두 배로 성장해 매각시 유입될 현금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단기간 지나치게 상승한 몸값이 오히려 인수 후보군으로 하여금 매각에 부담을 갖게 만들었다. 이는 시간이 갈수록 자금 압박이 심화되고 있는 두산에 오히려 악재가 됐고,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꼽히는 한화테크윈까지 전격적으로 KAI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평가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가장 유력한 전략적투자자(SI)로 꼽히던 한화가 KAI 인수에서 발을 빼고, 민영화 절차도 미궁 속으로 빠져든 상황”이라며 “선택지가 마땅치 않았던 만큼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가격이라도 매각해야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현금 조달을 위한 그룹 차원의 추가적인 노력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시내 면세점 진출에 따른 투자비용 마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시장이 냉각된 회사채 발행보다는 은행권 차입 계획이 더 유력할 전망”이라며 “공장기계, KAI 지분 매각으로 급한 불을 끈 만큼 부채 상환 및 배당 계획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수 기자 h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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