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이어 한미약품·녹십자 등 매출 1조원 시대지난해 ‘한미약품 효과’로 R&D 중요성 대두올해 연구·개발에 역량 집중해 글로벌 무대 진출 목표
국내 제약업계가 드디어 ‘1조원 시대’를 맞은 가운데 ‘제2의 한미약품’이 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발빠른 행보가 시작됐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국내 제약사 중 유한양행이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지난 4일 한미약품과 녹십자가 지난해 매출 1조원대를 기록하며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내 제약업계에 본격적인 1조원 시대가 열린 셈이다.
사실 1조원 시대를 개척한 한미약품과 녹십자는 꾸준한 R&D로 이런 성과를 올렸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하며 R&D에 주력했고 녹십자는 혈액제제와 백신 등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제약업계의 주인공인 한미약품은 R&D를 바탕으로 8조원에 달하는 6건의 해외 신약기술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단순한 매출 확대를 넘어 국내 제약산업이 경쟁력을 갖고 세계로 진출할 수 있다는 자심감과 기대감을 가져왔다.
또 이는 국내 제약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R&D를 위한 투자는 결코 배신하지 않으며 R&D를 통해야만 글로벌 무대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이에 주요 제약사를 시작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 과감한 R&D 투자를 결정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R&D 비용을 1000억원 이상으로 계획한 제약사만 총 6곳에 이른다. 한미약품과 녹십자는 물론 유한양행과 동아쏘시오그룹, 종근당, 대웅제약 등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10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제약사가 한미약품 하나라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올해 2100억원을 신약개발에 사용할 방침이며 녹십자는 1300억원을, 유한양행은 1000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동아쏘시오그룹과 종근당, 대웅제약 역시 2016년 R&D 비용으로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유한양행은 지난해 약 700억원에서 40% 정도를 증가한 금액을 준비했다.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외형 성장에 맞는 글로벌 제약사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종근당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개량신약 개발에 R&D 비용을 사용하며 동아쏘시오그룹과 대웅제약은 바이오의약품과 신약개발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중견 제약사도 이런 행보에 동참한다. 일동제약은 지난해보다 47% 늘린 550억원을 R&D에 투자키로 했으며 LG생명과학(850억원)과 SK케미칼(800억원), JW중외제약(360억원)도 전년 대비 투자 비중을 높였다.
여기에 국내 제약사들은 오픈 이노베이션에도 적극적이다. 실질적인 R&D 비용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약을 개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제약사는 물론 관련 연구소나 관계 전문기관들과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내 제약사는 지난달 열린 ‘한미 오픈 이노베이션 포럼’ 등과 같은 자리를 마련해 협력을 위한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말로만 외치던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 진출이 지난해 한미약품의 영향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R&D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필수요소이며 이에 대한 노력이 꾸준히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hsoul3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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